야구나 농구 경기에서 상대방의 기를 꺾기위해 선수들의 입은 쉬지 않게 마련.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신기에 가까운 농구실력 못지 않게 이 ‘트래시 토크’의 제왕으로 유명했다.
야구에서도 트래시 토크는 흔하다. 속된 말로 ‘야지’라고 하는데, 주로 포수들이 많이 한다. 홈플레이트 뒤쪽에 떡하니 버티고 앉아 툭툭 내뱉는 말로 타석에 들어서는 상대 타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왕년 해태의 포수 장채근이나 삼성의 포수 이만수가 걸쭉한 입담을 자랑했다. 이들이 포수 미트를 썼을 때 타자들은 두 배 이상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프로야구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두산 타자들 사이에도 ‘트래시 토크’ 경계령이 내렸다. 상대 포수의 입담에 넘어가지 말자는 것이다. 얼핏 삼성의 주전포수 진갑용이 대상 같지만 실상은 달랐다. 오히려 경계인물은 백업포수 현재윤이었다. 증언을 들어보자.
홍O흔 “저도 포수를 해봐서 알지만, 갑용이 형은 양반인 편이죠. 오히려 현재윤이 입담이 신경쓰여 죽겠어요. 거칠어 아주.”
정O석 “어우, 속터져. 한번 따끔하게 혼내주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때로는 너무 하다 싶기도 해요. 덩치도 작은 데 입은 왜 그렇게 걸쭉한지. 나원참.”
김O수 “그냥 ‘안들린다’ 생각해야지 어쩌겠어요. 거기에 말리면 정말 대책없어요.”
이 외에도 수 많은 두산 타자의 증언을 종합해볼때 현재윤이야말로 ‘트래시 토크’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은 이런 반응에 시큰둥한 분위기. “경기 열심히 하려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뭐. 내가 뭐 나쁜마음으로 그랬나.” 멋적은 미소를 짓는 모양이 포수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심도 살아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지탄을 받았으니 분명 입담의 강도도 세질 듯 하다.
스포츠월드 이원만 w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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