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 프로야구 SK의 김성근 감독이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6일 잠실구장을 찾아 직접 경기를 관전했다. 베이징올림픽 때 해설했던 방송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지만 양팀의 전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마다할 리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 내내 커다란 노트에 쉴 새 없이 무언가를 메모하면서 경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가까이 와 접전이 펼쳐진 이날 경기를 분석해 달라고 요구하자 이내 노트를 덮으며 “나만의 비밀인데 가르쳐 줄 없다”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내 “3경기를 치른 삼성은 경기 감각이 좋지만 두산은 초반 감각을 찾지 못한 느낌이었지만 4회 이후 살아나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김선우는 공이 좋았는데 너무 지나치게 코너워크를 의식하다 무너졌고 배영수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며 날카로운 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또한 번트 없이 강공으로 이어지는 양팀의 공격을 두고 “두 감독이 서로 약속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도 “두 감독 모두 투수교체 포인트가 빨라 좋은 경기 흐름을 이어갔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또 “둘 중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와도 힘들 경기가 될 것 같다”면서도 “두산 빠른 야구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은근히 두산의 우위를 점치는 눈치였다.
한편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투수 얀을 이날 집으로 돌려보내는 초강수를 뒀다. “투수 13명을 데리고 훈련했다. 이중 1∼2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탈락해야 하는데 얀이 연습경기에서 너무 많이 맞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심각한 얘기 중에도 김 감독은 이날 치른 자체 청백전 얘기를 꺼내며 “오늘 이긴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가기로 했다”는 농담을 던졌다.
잠실=스포츠월드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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