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양팀은 활발한 타격전을 펼쳤고, 결국 승부는 불펜진이 책임져야 했다. 그런데 믿었던 삼성의 불펜진이 무너졌다. 더군다나 견실하기로 유명한 삼성의 수비가 지키는 야구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수비의 흐름을 깨뜨린 것은 역시 두산의 기동력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배영수는 침착하게 출발했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는 템포 조절과 견제로 두산의 움직임을 둔화시켰다. 하지만 앞선 4점을 너무 믿은 탓인지 신중하던 승부가 지나치게 빨라졌다. 특히 4-1이던 4회 2사 1루에서 고영민에게 볼카운트 2-0에서 유인구 타이밍에 승부하다 3루타를 맞은 것이 좋지 않았다. 다음타자 이대수에게도 똑같은 성급한 슬라이더 승부로 안타를 내주며 주지 않아야 될 3점을 잃으면서 흐름을 빼앗긴 원인이 됐다.
결과론이지만 4-0으로 앞선 4회초 삼성이 무사 1루에서 박한이가 2루 직선타로 더블아웃 된 대목이 아쉽다. 여기서 선동렬 감독이 공격야구보다 보내기 번트나 작전을 구사해 한 점을 더 도망갔다면 삼성 페이스로 더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두산은 4-4이던 7회 삼성 우익수 최형우와 내야진의 수비가 무너지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삼성은 만루에서 홈으로 쇄도한 이종욱을 잡지는 못하더라도 후행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하게 한 중계 플레이가 좋지 못했다. 3루수 조동찬과 유격수 박진만 등이 이후 우왕좌왕 하는 모습으로 변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반면 이종욱이 7회 김동주의 얕은 플라이 때 과감하게 승부건 것은 무모한 것처럼 보였지만 최형우 수비능력과 어깨를 감안한 김광수 코치와 이종욱의 빠른 판단이 낳은 좋은 결과였다.
오재원의 3루 강습타구 때 홈 쇄도 역시 무모한 플레이였지만 삼성의 기를 꺾어놓기에 충분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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