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쎄 그거 알아도 못 던진다니까 그러네.”
삼성의 외국인 투수 톰 션(31)은 며칠 전 TV를 보다가 충격을 받았다. 예전 한국 프로야구의 명장면을 모아놓은 프로그램이었는데, 거기서 선동렬 삼성 감독의 현역 시절 활약상을 본 것이었다. 특히 션은 선 감독이 던진 슬라이더의 변화를 보고서는 큰 감동을 받았다. 이를 본 션은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됐다. 반드시 저 슬라이더를 배우고 말겠다는 굳은 다짐이었다.
그래서 22일 삼성과 SK의 문학경기를 앞두고 션은 3루측 더그아웃에 앉아있던 선동렬 감독을 찾아가 불쑥 공을 내밀며 “슬라이더 그립 좀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션이 한 가지 모르고 있던 것이 있었다. 이 슬라이더는 어디까지나 ‘선동렬의 전매특허’였을 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요청을 들은 선 감독의 표정은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허허, 거 참. 그립을 배운다고 던질 수 있는 공이 아닌데…”라며 웃던 선 감독은 션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는 통역 담당을 불러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나는 손가락이 짧아서 나만의 그립을 만들었지. 일단 검지 손가락에는 힘을 거의 주지 않고, 공을 손바닥에 밀착시킨 채 중지만 실밥에 걸쳐서 채는 거야. 그러려면 중지와 아귀의 힘이 엄청나게 강해야 해”라며 직접 공을 잡아서 보여줬다. 더불어 “던질 때는 위에서 내려 찍듯이 던져야 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문학=이원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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