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25)이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스스로의 생각을 밝혔다. 당차고 거침이 없었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근교 뉴포트비치에 위치한 보라스 코퍼레이션 본사에서 공식기자회견을 열고 LA다저스와의 연봉협상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미국 유력 언론 및 한인 방송사까지 약 40여 명이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류현진은 차분한 정장차림으로 나타났다.
류현진은 “기왕이면 연봉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살짝 웃음을 지으며 “다저스가 명문구단의 명성에 걸맞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겠느냐”고 다저스드림을 낙관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한국에서 뛰던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대라는 것. 류현진은 “WBC에서 상대해봤지만, 그때는 제대로 몸을 만들지 않았다. 충분한 훈련만 한다면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다”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해도 새 구질이나 구종을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선언했다. 한화에서 상대적으로 좁은 대전구장과 타선 지원 없이 힘든 피칭을 이어간 경험이 류현진에게 큰 자신감을 준 것으로 느껴졌다. 그는 “다저스에서도 10승 이상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며 “한국 야구 선수의 대표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 LA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덧붙였다.
시즌 후 포스팅을 통한 해외진출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LA다저스로부터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받아 원소속팀 한화의 수락을 이끌어냈다. 이제 거물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고 본격적인 연봉협상에 돌입한다. 보라스는 “류현진은 어린 나이에 풍부한 경험까지 지녔다”며 “미국에 덜 알려져 저평가된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뛰었다면 훨씬 높은 금액의 이적료를 제시받았을 것”라고 충분히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다저스는 윈터미팅(메이저리그 단장 모임)이 끝나는 내달 6일 후 류현진과 만날 것이라고 전해졌지만, 보라스에 의하면 실제로는 내주부터 곧바로 협상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계약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한 동안 미국에 머물 예정이며, 그 동안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사옥에 있는 스포츠센터에서 개인운동을 하며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계획이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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