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오겠습니다"…007작전 방불케한 류현진의 출국현장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연봉 협상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25·한화)이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LA로 떠났다. 류현진을 출국에 앞서 “잘 다녀 오겠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말을 남기고 출국장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날 류현진과 그를 취재하려는 취재진 사이에 때아닌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인천공항에서 류현진의 동선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 류현진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는 전날 “류현진이 인천공항에서 별로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공식 인터뷰는 16일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포스팅시스템의 마지막 관문인 연봉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류현진의 발언이 와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공식 요청사항 이기도 했다.

 때문에 인천공항은 인터뷰를 피하려는 류현진과 그를 찾으려는 취재진으로 들썩였다. 류현진은 같은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인 추신수(클리블랜드)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추신수는 오후 2시40분쯤 4번 출국장 앞에서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인천공항에 몰린 50여 명의 취재진은 같은 비행기를 타는 류현진이 추신수와 함께 출국장으로 들어갈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4번이 아닌 1번 출국장에 등장했다. 도심 공항터미널에서 미리 수속을 마친 류현진은 오후 3시1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류현진은 영어로 “하이~!”라는 짧은 인사만 건넨 뒤 출국장으로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4번 출국장에서 류현진을 기다리던 취재진은 류현진이 1번 출국장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약 300m 거리의 쉴새없이 달려야 했다. 다수의 취재진이 1번 출국장에 도착한 뒤에는 류현진은 이미 출국 심사대를 떠난 뒤였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측은 취재진의 요청이 빗발치자 약 30분 뒤 4번 출국장에서 류현진의 포토타임 시간을 가졌다. 취재진을 향해 간단한 포즈를 취한 류현진은 ‘소감을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짧게 대답만 남긴 뒤 다시 출국장으로 향했다.  한편, 류현진은 LA에서 보라스를 만나 구체적인 연봉 협상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관계자는 “미국에서 4박5일 일정을 잡고 있다. 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고,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정세영기자 ni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