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해', '해리포터' 제쳤다…13만 관객 동원

'황해(왼쪽)와 '헬로우 고스트'의 한 장면.
기대 만큼 개봉 첫날부터 ‘황해’(나홍진 감독, 팝콘필름 제작)의 기세는 대단했다.

이미 언론시사회를 통해 ‘웰메이드 영화’로 평단의 인정을 받은 ‘황해’가 개봉 첫날 단숨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정복했다. 이로써 ‘넘사벽’으로 평가받던 ‘해리포터’의 열풍을 잠재웠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통계에 따르면, ‘황해’는 22일 개봉과 동시에 전국에서 13만388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황해’의 개봉 전날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던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부’는 이날 8만3357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쳐 2위로 밀려났다.

일단, ‘황해’는 대중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품이다. 무려 1년 가까운 촬영 기간에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배우 김윤석, 하정우가 다시 한 번 뭉쳤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추격자’로 연쇄살인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소외받던 스릴러도 흥행할 수 있다는 새로운 공식을 세운 세 사람의 두 번째 만남이기 때문이다. 시사회로 베일을 벗었을 때 긴 러닝타임에도 굴구하고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영화의 내용도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계층인 조선족 동포들이 주인공이고 진한 남자들만의 이야기여서 신선하고 독특하다. 잔인한 내용들이 많아 청소년 관람불가이고 영화의 전체 분위기도 우울하지만 마치 ‘아저씨’가 올 여름 흥행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황해’도 이러한 장애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연말 극장가 성수기를 맞아 로맨틱 코미디물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후 대작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상황이다. 연말에 볼만 한 영화가 없다는 탄식이 나오던 차에 ‘황해’가 이러한 관객들의 욕구를 제대로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관객들의 입소문도 점차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 박스오피스에서 ‘황해’와 같은 날 개봉한 차태현·강예원 주연의 ‘헬로우 고스트’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이날 하루 동안 7만1399명의 관객동원수로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이고 웃음과 감동이 절묘하게 섞여 있어 앞으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부’의 관객층을 잠식하며 연말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다음 주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가 개봉하기 전까지 ‘황해’와 함께 국내 영화의 쌍끌이 흥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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