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모방'이 아니라 '창조'로 승부수를 던지다

 
4년만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배우 소지섭은 얼마나 연기에 굶주렸을까.

 그런 소지섭이 소집해제 후 처음 캐스팅 제의받은 작품이 영화 ‘영화는 영화다’(장훈 감독, 김기덕 필름 제작)였다. 연기에 대한 굶주림 만큼이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당연히 있었을 터. 그런데 이 시나리오가 소지섭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다른 작품을 먼저 해야 했기에 캐스팅 제의를 아쉬움을 무릅쓰고 거절해야 했다.

 “제가 제의받은 캐릭터인 강패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시나리오의 설정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소집해제 후 처음에 일본에서의 영화 촬영을 사정상 먼저 해야 해서 아쉽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일본에서의 영화 촬영이 끝났는데 또 다시 이 시나리오가 들어온 거예요. 그래서 바로 하겠다고 결정했죠.”

 오는 11일 개봉되는 ‘영화는 영화다’에서 소지섭은 배우가 되고 싶은 조직폭력배 강패 역을 맡았다. 조폭 역을 연기하며 실제 함께 연기하는 배우를 때려 말썽을 일으키는 톱스타 수타 역의 강지환과 호흡을 맞춘 소지섭은 이번 영화에서 절대 카리스마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소지섭은 전혀 새로운 조직폭력배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영화를 보면 소지섭은 특유의 카리스마는 물론, 조직폭력배가 가진 또다른 악과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잘 보여준다.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소지섭이 연기한 조직폭력배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 소지섭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드라마를 제외하고 조폭 연기는 처음이에요. 하지만 모방은 하기 싫었죠. 시나리오에 충실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싶었죠.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소지섭이 강패란 캐릭터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은 각별했다. 영화뿐 아니라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도 소지섭은 자신이 연기한 강패란 캐릭터의 또다른 면모를 선보였다. 바로 브랜드 프로젝트 G의 ‘고독한 인생’이란 싱글곡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강패의 고뇌를 표현해낸 것.

 “깡패지만 인간적인 면모도 있고 마음 속 깊이 꿈과 사랑을 지닌 인물이에요. ‘고독한 인생’은 영화 홍보차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건데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색다른 면모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4년만의 연기 복귀라 떨리고 긴장됐겠지만 소지섭은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듯 보였다. 차기작에서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소지섭은 제대로 된 절대 악역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절대’라는 말에서 새로운 역할에 대한 도전의식과 열정이 느껴졌다.

 
한류스타이기 때문에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의 활동도 고려해야 하는 소지섭이지만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모방이 아닌 창조를 통해 캐릭터를 창조해낼 만큼 겸손해졌다면 소지섭에게는 또다른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그의 새로운 도전에 희망을 걸어본다.

스포츠월드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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