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상첨화] ‘금값’ 된 금…지금 사기에 늦은 걸까

美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
신흥국 중앙은행들 매입 영향
골드바·ETF 등 투자 방법 다양
최고가 랠리…단기 조정 올 것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치솟는 등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금 가격은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급상승했다. 여기에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 규모를 늘리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금 가격 상승의 배경 및 전망, 투자 전략 등을 짚어본다.

그래픽=김세찬 기자

 12일 KRX 금시장에 따르면 1㎏짜리 금 현물은 지난 8일 장 중 1g당 9만2530원까지 치솟아 2014년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지난해 중반 1g당 8만원 선에서 움직이다가 점차 올라 최근에는 9만원대를 돌파했다.

 

 금 가격 상승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미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이고, 다른 하나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기조에 따른 것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 지표가 다소 약화되자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도리어 긍정적인 신호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금 가격이 올랐다”며 “중국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위축을 우려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금 실물을 활발히 매입하는 현상도 금 가격 상승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 자산인 금은 다른 자산과 달리 신용리스크가 없고 위기 상황에서 담보, 결제 수단으로 활용된다. 또 미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금을 보유한다. 세계 중앙은행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예고와 높은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비해 금 매입을 확대했다. 이 중 중국은 지난해 초부터 금 보유량을 늘려 현재 2226톤의 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금 투자‘라고 하면 금은방에서 금을 매입하는 방법을 떠오르지만 사실 금 투자처는 다양하다. 실물 금을 홈쇼핑, 은행 등에서 거래할 수 있고,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도 있다. 은행에서 골드뱅킹(금 통장)을 개설해 실물 금을 인수하지 않고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 투자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순환 경제 차원에서의 금 활용이 대두되면서 재활용 금도 투자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영국의 한 상장지수원자재(ETC)는 포트폴리오 절반 이상을 재활용 금으로 구성했다. 

 

 그렇다면 이미 최고점을 찍은 금에 투자하기에 늦은 걸까. 금 가격이 추세적인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단기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금 가격은 연말까지 강보합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나, 현재 가격은 밴드 상단에 근접한 것으로 보여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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