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행 류현진, 방망이 솜씨 자랑 좀 해볼까

‘괴물 투수’의 타격 솜씨는 어떨까.

한화 투수 류현진(25)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낙점을 받으면서 방망이 실력까지 과시할 기회를 갖게 됐다. LA 다저스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어 투수도 타석에 서야 한다. 따라서 류현진이 연봉 협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 ‘타자 류현진’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류현진은 2006년 신인 지명을 통해 한화에 입단한 이후 정식으로 타격을 할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팬들은 류현진이 타석에 서는 모습이 아주 생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평소 “동산고 시절 4번 타자였다”고 자랑을 하곤 했다. 실제로 류현진의 타격 솜씨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그 주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류현진은 고교시절 파워와 정확도를 고루 갖춘 타자로 통했다. 타격 성적도 만만치 않았다. 동산고 3학년 때 줄곧 4번 타자로 나오면서 10경기에서 43타수 13안타를 날렸다. 타율이 3할2리에 달했다. 동산고 3학년이던 2005년에는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고교 슬러거 홈런레이스에서 7개의 대포를 쏘며 홈런왕에 오른 기억도 있다. 따라서 메이저리그에는 타격까지 만만치 않은 투수가 될 소질은 충분하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류현진이 공은 왼손으로 던지지만 타격은 오른쪽으로 하는 ‘좌투우타’라는 사실이다. 올해 올스타전에서는 ‘번트왕 대회’에 출전했는데, 우타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투수에게 엄청난 타격 솜씨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투수가 타석에 서면 가장 많이 나오는 작전이 번트일 정도로 ‘쉬어가는 타순’에 불과하다. 따라서 투수들의 타격 연습 시간에는 번트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실력으로 이름을 떨친 투수들도 여럿 있다. 타격이 좋은 선수에게 주는 상인 ‘실버 슬러거’에 투수 부문도 있다. 마이크 햄튼(전 애리조나)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 연속 실버 슬러거를 탔다. 박찬호(한화)도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는 홈런을 3개나 기록해 ‘거포 투수’로 통했다. 특히 LA 다저스 소속으로 두 개의 홈런을 날렸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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