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주영, 한국축구에 희망을 안기는 한 방

박주영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상암=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캡틴’ 박주영(26·AS모나코)이 최근 승부조작 파문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국축구에 희망을 안기는 시원한 한 방을 터트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9분 박주영의 선제골과 후반 8분 김영권(21·오미야)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세르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31위)보다 높은 팀이지만, 대표팀이 시원한 승리를 거두면서 9월 시작되는 2014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의 전망을 밝게 했다. 한국은 세르비아와 역대 전적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축구는 최근 K리그 승부조작으로 공멸의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날 승리가 더 뜻깊었다. 아울러 결승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오는 12일 결혼식이 예정돼 있고, 빅리그 이적까지 추진 중인 상황에서 최고 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자신의 통산 51번째 A매치 출전에서 17번째 골을 기록하며 최고 공격수로서의 실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1골 1도움의 김영권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이날 박주영(AS모나코)을 원톱으로 세우고 좌우 날개에 이근호(감바 오사카)와 이청용(볼턴)을 배치해 세르비아 격파에 나섰다. 허리는 이용래(수원)와 김정우(상주)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기성용(셀틱)이 그 뒤를 받쳤다.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던 한국은 전반 9분 박주영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김영권이 왼발 크로스를 올린 공이 상대 수비수 발맞고 굴절된 후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날아갔다. 여기서 박주영이 높이 뛰어올라 헤딩슛으로 세르비아 골문 왼쪽을 갈랐다.

하지만 한국은 선제골을 넣은 후 세르비아의 파상공세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세르비아가 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슛을 날린 공을 골키퍼 정성룡이 선방했으나 데스포토비치가 다시 왼발슛으로 크로스바를 맞혔다. 전반 34분에는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은 페스트로비치가 강슛을 날려 골포스트를 때리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채 후반전에 들어간 한국은 김영권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승리에 더 다가섰다. 후반 8분 오버래핑으로 상대 오른쪽을 치고 들어가던 차두리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에서 달려들던 김영권이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세르비아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41분 세르비아 미드필더 페트로비치에게 중거리슛으로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한 골 차이를 끝까지 지켜 결국 승리를 거뒀다.

한편,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또 한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서울월드컵=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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