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은 제작진 간의 의견 차이로 인해 방영 중인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작가에 이어 PD까지 교체되는 사태를 겪었고, ‘근초고왕’은 촬영 스케줄 문제로 주연배우인 감우성과 몸싸움을 벌인 조연출이 하차하는 일이 벌어졌다.
우선 ‘대물’의 경우 황은경작가가 오종록PD와의 심각한 의견 차이로 드라마 방영 직전 하차한 사실이 지난 14일 알려졌다. ‘대물’이 민감한 정치적 소재를 다뤘다는 이유로 당시 ‘정치 외압설’이 불거졌지만, 황작가는 외압설이 아닌 극 전개 방향과 내용에 대한 의견 차가 심했다고 밝혔다.
이후 바로 오PD마저 하차했다. 이로 인해 고현정, 권상우 등 배우들은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일산에서 ‘대물’ 촬영 중 오PD대신 김철규PD 추가 투입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잠시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오PD는 ‘대물’ 연출 하차와 관련해 외압이 아닌 자의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제작사인 이김프로덕션과 오랜 갈등이 있는 상태에서 연출과 대본 작업을 겸하면서 제작 전반적으로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 하지만 제작사와의 갈등 원인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일각에서는 오PD와 제작사의 갈등 원인에 대해 서지영 캐스팅, 제작비 등의 문제로 불거진 자존심 싸움이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이뿐 아니라 오PD와 황작가의 갈등처럼 드라마 방향과 내용에 대한 의견 차도 큰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관계자는 21일 스포츠월드와의 전화통화에서 “알려진대로 외압설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하지만 캐스팅 등 드라마 외적인 갈등보다 내적인 갈등이 컸다. 드라마가 정치적인 소재를 다뤄 민감한 내용이 많다보니 이 문제로 제작사와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출신 서혜림(고현정)이 최초의 여자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과정을 그린 ‘대물’은 강의 친환경 개발 문제,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린다’는 대사 등 현실 정치를 떠올리게 하는 민감한 내용들로 매회 논란과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소재 자체가 워낙 민감해 방영 전부터 제작 여부를 두고 말도 많았고, 문제도 많이 발생했다.
그런가하면 ‘근초고왕’도 지난 9월 말 감우성의 매니저가 드라마 촬영 스케줄 조율 문제로 조연출과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감우성이 개입해 몸 다툼으로까지 일이 크게 번진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추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연기자가 반발해 해당 조연출이 드라마에서 빠지게 됐다.
싸움의 원인은 빠듯하게 진행되는 촬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스케줄을 조율하다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그런데 이렇게 빠듯하게 진행되는 촬영은 이달 초 ‘음주 뺑소니’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김지수 때문에 지연된 촬영 스케줄이 발단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KBS는 김지수를 계속 출연시키고 있다.
김지수는 지난 5일 오후 9시쯤 음주 상태로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를 운전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아 주유소 앞 사거리에서 유모(55)씨가 몰던 택시와 충돌 후 달아나 물의를 빚었다. 21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지수는 음주 사실이 인정돼 오는 25일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가 결정,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시작부터 말이 많은 ‘대물’과 ‘근초고왕’이 반복되는 악재를 극복하고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탁진현 기자 tak042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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