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정수근이 만취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17일 오전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부산=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음주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수근(31·롯데)이 무기한 선수 자격을 실격 당했다. 다행히 구속영장이 기각돼 구속수감되지는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날 새벽 부산시 광안동에서 취중에 경비원 2명 및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정수근에 대해 롯데 구단이 신청한 임의탈퇴 공시를 하지 않고 ‘무기한 실격 선수’ 처분을 내렸다.

KBO는 ‘감독, 코치, 선수, 심판위원 또는 구단의 임직원이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프로야구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된 경우, 총재는 영구 또는 기한부 실격 처분, 직무정지, 출장정지, 야구활동 정지, 제재금, 경고처분 기타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야규 규약 146조 2항에 근거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징계에 따라 정수근은 말 그대로 무기한으로 선수 자격을 잃게 된다. 더 이상 롯데 선수도, KBO에 등록된 선수도 아니다. 단 영구제명은 아니기에 실격 이후 정상을 참작하여 구제와 감경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수근은 16일 새벽 만취 상태에서 부산 수영구 광안동 한 주상복합건물의 경비원과 시비를 벌이다 얼굴과 허벅지 등을 구타한 뒤 이를 말리던 동료 경비원 및 신고를 받고 온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부산 남부경찰서에 입건됐다.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영장실질 심사결과 ‘주거와 직업이 일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로 기각돼 이날 오후 풀려났다.

KBO는 정수근의 구속여부와 관계없이 지난 2004년에도 부산 해운대에서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 휘둘러 벌금 500만원과 무기한 출장금지 처분을 받았던 정수근이 비슷한 사건을 다시 저질러 이번에는 ‘무기한 실격’으로 가중처벌했다.

KBO는 그러나 롯데가 신청한 임의탈퇴는 공시하지 않았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임의탈퇴는 선수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무기한 실격은 총재 직권으로 행사할 수 있는 그보다 상위의 제재이기 때문에 임의탈퇴가 필요없다. 실격 이후에는 선수 자격이 없으므로 임의탈퇴가 성립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스포츠월드 김동환 기자 hwa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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