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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리스 교회 종탑에서 내려다본 생테밀리옹. 광장을 중심으로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
도르도뉴 계곡의 언덕바지에 자리한 생테밀리옹은 8세기경에 형성된 중세 마을이다. 1999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완벽하게 과거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하늘을 찌르는 교회의 종탑과 세월에 깎여 곰보처럼 패인 골목의 담벼락, 온종일 맑은 햇살이 내리는 광장, 마을 밖으로 펼쳐진 끝없는 포도밭이 한데 어울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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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리스 교회 안의 회랑을 돌아보는 관광객들. |
생테밀리옹은 지하동굴로도 유명하다. 이 마을의 지하는 사람이 파서 만든 동굴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이 동굴의 총 길이는 10㎞에 달한다. 마을의 지하가 골다공증에 걸린 뼈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셈이다. 이 동굴은 적의 침입시 은신처로 이용했다. 또 연중 기온이 14도 내외로 일정하기 때문에 와인 저장고(까브)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동굴을 ‘까브의 기원’으로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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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테밀리옹의 한 와인숍 앞에 놓인 코르크를 이용한 장식품. |
해거름이 되면 오렌지빛 햇살이 모놀리스 성당의 종탑에 스민다. 이때 초록으로 열 지어 선 포도밭을 따라 거니는 맛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밀레의 그림 ‘만종’에서 느껴지는 평화가 그대로 재현된다. 그 풍경에 들어앉아 있노라면 아름다운 생을 살다간 성자 에밀리옹이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보르도(프랑스)=스포츠월드 김산환 기자 is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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