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여성판 ‘범죄의 재구성’, ‘걸 스카우트’

영화 ‘걸스카우트’(김상만 감독, 보경사 제작)는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범죄의 재구성’이라 부를 만 하다.

떼인 곗돈을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20·30·40·50대 여성들이 심리전을 펼치며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듯이 수사도 하고 싸움 아닌, 싸움도 벌이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팍팍한 여성들과 그들의 삶이 소재로 다뤄졌다는 점에 있어서도 국내 영화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다.

이혼녀에 주식 등 투자할 때마다 번번이 실패해 그야말로 팍팍한 30대 여성 최미경(김선아)과 백수인 아들 등살에 생업전선을 뛰어야 하는 50대 여성 이이만(나문희). 두 사람과 함께 곗돈을 부으며 억척스럽게 홀로 자식들을 키워나가는 40대 오봉순(이경실)이 곗돈을 받는 날 사건이 터지고 만다. 동네 미용실 원장이 곗돈을 갖고 한 남자와 도망을 가버린 것. 인생에서 한 번도 빛을 본 적 없던 이들은 절망에 빠지지만 곗돈을 다시 찾아야하지 않겠느냐는, 빚에 쪼들리는 20대 여성 강은지(고준희)의 꼬드김에 소매를 걷어붇히게 된다.

영화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여성 배우들이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작품이어서 무언가 활기가 넘치고 잔 재미도 느껴져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이들이 펼쳐내는 수사와 추적극 역시 액션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5일 개봉. 15세 관람가.

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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