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유가 ‘라이벌’ 첼시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9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맨유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1-1로 비긴 뒤 가진 승부차기에서 6-5로 승리했다. 맨유는 무패행진(10승3무)을 펼치며 1968년, 1999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베테랑 라이언 긱스는 맨유 통산 759경기에 출전하며 보비 찰턴(758경기)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지성 버린 냉정한 퍼거슨
퍼거슨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 박지성을 외면했다. 경기 전 영국 언론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말을 인용하며 박지성의 선발 출전을 확신했지만 퍼거슨은 박지성을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하고 대신 오언 하그리브스를 낙점했다. 박지성은 은색 양복을 입은 채 VIP석에서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고, 퍼거슨 감독은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말로 비난을 시선을 비켜갔다. 결국 박지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아시아 1호’ 선수의 꿈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천국과 지옥 오간 호날두
맨유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1골)답게 전반 26분 선제골을 뽑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웨스 브라운이 왼발로 크로스를 올리자 골 지역 왼쪽에 도사리고 있다가 솟구쳐 오르며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전반 45분 프랭크 램파드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는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운명의 룰렛게임. 호날두는 이번에 지옥의 맛을 봤다. 3번째 키커로 나선 호날두의 킥이 첼시 GK 체흐에 막혀버린 것. 호날두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낙담했지만 첼시의 5번째 키커 존 테리가 킥을 하는 순간 미끄러지면서 실축하자 분위기가 대반전됐다. 그리고 이날의 히어로인 맨유 골키퍼 판데사르가 첼시 마지막 키커 아넬카의 킥을 천금같은 선방으로 막아냈다. 120분간 천당과 지옥을 오간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8골(11경기)을 기록, 득점왕에서도 ‘더블’을 달성했다.
조범자 기자 butyo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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