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정현욱, 철완 불펜 대결

두자리 승수 상승세… PO 불펜 대결 핵심
정현욱(왼쪽), 이재우
‘철완 싸움’이다.

플레이오프에서 맞서는 두산과 삼성은 선발진보다 불펜진이 더 탄탄하다는 게 마운드의 공통된 특징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나 선동렬 삼성 감독 모두 경기 초반 선발이 불안하거나 5회 이후 리드를 잡으면 즉시 막강 불펜진을 가동시킬 마운드 운영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팀의 명운을 짊어진 두 팀 불펜진 가운데서도 특히 빛나는 두 ‘철완’이 있다. 두산에는 이재우(28)가 버티고 있고, 삼성에는 정현욱(30)이 있다. 이들은 감독들이 필승을 위해 출격시킬 ‘믿을맨’들이다. 이재우와 정현욱은 올시즌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둘다 첫 두자리 승수를 올렸다. 게다가 주로 구원승으로 따낸 것이어서 더 주목을 받았다.

이재우는 65경기에 나가 87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11승3패 2세이브 17홀드를 올렸고, 방어율이 1.55다. 선발로는 단 한차례도 나간 적이 없고, 11승 전부가 구원승으로 구원투수가 봉중근(LG), 마일영(히어로즈) 등 대표적인 선발투수와 함께 다승 공동 9위에 랭크됐다. 올시즌 삼성전 성적은 더욱 화려하다. 7경기에서 11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방어율 ‘0’의 철벽 방어를 했다. 삼성으로서는 이재우를 무너뜨리지 못하면 경기 후반의 주도권을 두산에 뺏길 가능성이 커 이재우의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현욱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삼성 투수들 가운데 윤성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127이닝)을 던졌다. 53경기 가운데 7경기에 선발로 출격했고, 10승(4패11홀드) 가운데 구원승이 8승, 선발승이 2승이었다. 구원투수가 규정이닝을 채웠다는 것은 경기마다 적어도 2∼3이닝 이상씩을 던졌다는 의미다. 강철 같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올시즌 두산전 성적도 좋다. 정현욱은 두산전 9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1승 3홀드를 기록했다. 22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6실점(6자책), 방어율 2.42다.

삼성 투수 가운데 두산전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삼진도 21개나 뺏어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볼 수 있다. 선동렬 감독은 이기는 경기에 정현욱을 등판시켜 롱릴리프로 활용할 구상이다.

사자 잡는 ‘미스터 제로’ 이재우냐, 곰 사냥꾼 ‘닥터K’ 정현욱이냐. 16일 팡파르를 울릴 2008플레이오프에서 마운드의 허리싸움이 볼만할 전망이다.

대구=스포츠월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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