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각과 달리 움직인다거나 통제가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건 대부분 보호자들이 만들어 낸 해석일 뿐입니다. 반려견들의 모든 행동엔 원인이 있으므로 문제행동 시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한다면 반려견과 보호자 간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 대표는 22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서울 용산구 소재 공간 오즈에서 주최한 2025 펫 팝업 이벤트 ‘너는 솔로, 나는 반려’에 강연자로 나서 “반려견을 대상으로 행동교정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원인을 찾는 게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대표는 “환경 및 서열 등 반려견의 행동을 만드는 데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보호자의 리액션(반응)에 의해 형성되는 측면도 크다”면서 “예를 들어 반려견이 너무 자주 짖었을 때 이를 막기 위해 안아주거나 간식을 줄 경우 반려견 입장에선 이에 대해 (자주 짖었더니) 칭찬받는 걸로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대표는 반려견주들의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질의를 받고 해결책을 제시해 많은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냈다.
우선 7세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한 여성 참석자는 김 대표에게 “일정치 않은 배변활동을 보이는 반려견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고민이다”고 하소연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반려견의 모든 행동엔 원인이 있다. 행동의 주된 원인은 보호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람 정도의 지능이라면 이유 없는 행동을 하겠지만, 반려견들은 동물이다보니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음식 배달에 따른 초인종 소리에 대한 반려견의 반응을 예로 들었다. 그는 “보호자들은 반려견이 짖는 걸 막고자 반려견을 안아주거나 간식을 던져주는데, 이 경우 점점 더 짖는 소리가 커지고 더 빨리 짖는다”면서 “이 경우 반려견은 이를 칭찬으로 인식하고 ‘다음엔 더 짖어보겠어’라고 인식하게 돼버린다”고 덧붙였다.
바람직한 노령견 돌봄 방법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17세, 4세 시츄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밝힌 또다른 참석자는 노령견 케어 과정에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 참석자는 17세 반려견은 치매, 시력 악화 등으로 행동 반경이 좁아든 상태인데, 이 상황에서 4세 반려견이 문제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다.
김 대표는 “노령견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데미지가 더 크다. 노령견에게 새로운 걸 가르치고 제시할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면서 “사연자 사례의 경우 어린 반려견의 행동을 교정하는 게 더 유익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건넸다. 그는 이어 “훈련사 등 전문가는 반려견이 왜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정도”라면서 “결국 교육의 마무리는 보호자들이 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훈련사의 교육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유기견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묻는 질문도 있었다. 사설민간 유기견 보호소에서 7년째 일하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대체로 간식이나 장난감으로 유기견을 훈련시키고 있는데, 어떤 유기견은 어떠한 방법에도 반응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한 강아지와 꾸준한 애착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특정 보상물이 아니더라도 훈련사의 냄새가 나는 옷, 반려견이 좋아하는 방석이나 이불 등으로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에 두르던 스카프를 풀어 반려견에게 주는 방식으로 (집중을 유도하며) 특정 장소에 멈추게 한 경우가 있다”며 자신의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등을 대고 바닥을 비비는 이른바 ‘지렁이 댄스’를 추는 반려견은 어떻게 돌봐야 할까. 김 대표는 “지렁이 댄스는 기본적으로 반려견이 기분이 좋거나 공간이 마음에 들 때 하는 행동이라서 지나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등이 간지럽거나 피부에 질환이 생겨서 등으로 긁는 경우가 있으니 이 점은 (보호자가) 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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