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22일 서울 용산구 공간 오즈에서 개최한 펫 팝업 이벤트 ‘너는 솔로, 나는 반려’에서는 반려견 양육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준 높은 강연이 펼쳐졌다. 반려인들은 그 동안 소셜미디어(SNS)에서 발품을 팔아야만 알 수 있었던 꿀팁을 전문가들과 대면해 직접 전달받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연사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하고, 강의 자료를 촬영하며 질의응답 시간에도 질문이 쏟아지는 등 뜨거운 학구열을 보였다.
반려생활 정보 공유 플랫폼 펫트워크의 김남림 대표가 도시견을 위한 4계절 주의 사항을, 임상 수의사이자 펫 사료회사 키펫을 운영하는 설동준 대표가 초보 반려자들을 위한 양육법을, 펫푸드기업 네츄럴코어의 임현성 고문 수의사가 알아두면 쓸모있는 반려견 생활 상식을 각각 강연을 통해 소개했다.
◆도시견, 야외활동 시 이것 주의해야
김남림 펫트워크 대표는 ‘피개행개(피곤한 개가 행복하다)’라는 위트 있는 주제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펫트워크(PEPWORK)는 펫과 네트워크의 합성어로, 견생과 함께 하는 인생들을 위한 실전정보를 연결하는 반려생활 정보 공유 플랫폼이다. 반려동물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파편화된 정보를 한데 모아 보호자 시선에서 유효한 정보를 선별·공유하며 펫 산업 생태계에도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04년부터 유기견 구조와 임시보호, 보호소 방문봉사를 실천해온 활동가이자 2021년 서울대학교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 AHP를 수료한 전문가다. 2019년부터 펫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펫트워크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활발한 산책과 나들이를 즐기는 도시견과 보호자를 위해 각 계절별로 주의해야 할 것들을 안내했다. 보호자가 특이사항을 민첩하게 발견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디테일을 대거 소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해변과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름철에는 물놀이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주의해야 한다. 헤엄을 치다가 물을 많이 마신 개는 눈을 꿈뻑이거나 침을 흘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물에 들어가는 시간을 조절해줘야 한다”고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또 “해수욕장별로 반려견 동반입장 여부가 온라인에 공개되고 있으므로 사전에 정보를 파악해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할 수 있다. 해변가에서는 모래를 먹고 설사, 복통이 일어나거나 모래가 눈에 들어가 결막염에 걸리고, 발바닥이 다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온라인 거짓 정보 이렇게 거르세요”
펫 사료회사 키펫을 운영하는 설동준 대표는 임상 수의사이자 수의사 커뮤니티 운영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동시에 아픈 강아지를 입양한 6개월차 초보 보호자다. 설 대표는 수의사에서 보호자로 반대 입장이 돼 보니 더욱 보호자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설 대표는 먼저 동물병원에 전화 상담 시 보호자와 수의사 사이 발생할 수 있는 오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동물병원은 보호자가 환자의 증상을 설명을 해줘야 하는 점 등에서 소아과 병원과 비슷하다”며 “전화상담으로는 시각적 검사와 촉진 검사, 장비를 활용한 정밀 검사가 불가능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호자는 병원에 오기 전 ▲증상이 시작된 시기 ▲과거 병력과 수술 이력 ▲섭취하는 사료와 간식의 이름과 양 ▲선호하는 약 제형 ▲토사물과 대변 정보 ▲이상 증상을 촬영한 영상 등을 준비하면 좋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아볼 경우 주의할 사항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온라인이라는 광활한 정보의 바다 속에는 광고성 정보가 넘치고, 상충하는 의견들이 공존한다. 이에 설 대표는 “전공자나 전문가가 작성했는지 등 글쓴이의 신뢰도를 확인해야 하고, 논문의 경우에도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 논문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을 직접 찾으려면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한국학술정보(KISS), 구글학술, 국회도서관 등에서 찾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사료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 직접 공부를 하다가 회사를 차리게 됐다는 설 대표는 반려동물의 나이, 성별, 중성화 여부, 체중, 알러지 등 특성과 사료 성분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반려견 생활 상식
임현성 네츄럴코어 고문 수의사는 ‘알아두면 쓸모있는 강아지 상식’ 강연을 통해 강아지를 키우며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질병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강의 제목에 걸맞게 강아지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번쯤은 궁금해했을 만한 내용이면서, 어디에 질문하기에는 애매한 여러가지 상식을 모았다.
임 수의사는 충남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수의병리학 석사를 수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농장사료팀장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활약했으며, 이후 2021년까지 국내 유명 동물병원 원장으로 근무했다. 네츄럴코어에는 2022년에 합류해 회사 내∙외부 수의학 관련 교육을 주로 담당하며, 제품 영양성분 고문 역할도 맡고 있다.
임 수의사는 광견병과 심장사상충 같은 질병을 비롯해 이빨과 눈물자국 관리 등에 대해서도 팁을 전달했다. 복잡한 이론보다는 보호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팁을 위주로, 실제 현장 상담에서 자주 받는 질문들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특히 심장사상충은 여름 불청객인 모기에 의해 감염될 확률이 높은 만큼 보호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임 수의사는 심장사상충을 예방하기 위해선 매월 심장사상충 예방약과 외부기생충(진드기)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반려견 장수에 가장 중요한 이빨 관리 팁도 소개됐다. 강아지에게 가장 중요한 이빨은 송곳니 4개로,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관리를 안 하면 치태가 끼고, 치태가 치석으로 발현하면 잇몸이 드러나 결국 발치를 해야 한다. 칫솔질은 좌우로 살살 해야 하며, 칫솔을 강아지가 거부한다면 이빨에 치약을 묻히는 것만으로 세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
귀가 덮인 강아지의 경우 외이염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임 수의사는 세정제를 귓바퀴에 묻히고, 손가락으로 화장솜을 이용해 귓속에 닿는 부분까지 닦아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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