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인들이 내한하면서 즐긴 경험은 새로운 ‘K-콘텐츠’로 재조명받고 있다.
한국에서 역대급 리스닝 파티를 펼친 래퍼 칸예 웨스트(개명 후 예), 대세 배우 티모시 샬라메, 가수 샘 스미스 등 월드클래스 스타들이 공식 일정 이외에 찾는 장소와 이들이 먹은 음식 등은 화제가 된다.
이들이 체험한 한국의 문화적 경험과 방문한 장소들은 해외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진다.
해외 엔터계에서 한국은 더 이상 스쳐지나가거나 ‘패싱’해도 되는 국가가 아니다. 이제는 힙한 나라가 됐다. 과거만 하더라도 셀럽들은 일본‧중국 등에서 콘서트나 영화 홍보 프로모션을 하면서도 ‘시간상 문제’를 들며 바로 옆 나라인 한국을 방문 국가 리스트에 넣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엔터 업계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거듭난 데다가 K팝, K드라마 등 K-컬처가 강력하게 떠오르는 중이다. 스타들도 팬들과 직접 만나고, 궁금했던 K컬처를 즐긴다.
특히 SNS가 핫플레이스를 만드는 데 힘을 싣는다. 스타들의 빠른 ‘인증’은 한국의 다양한 문화적 측면을 널리 퍼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특정 카페나 골목길이 평소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장소라도 그들이 다녀가면 뜬다.
경복궁, 광장시장 같은 ‘대표 관광지’도 다시 한번 부각된다. 이런 현상은 한국 내외에서 새로운 관광 요소를 발굴하고, 기존의 관광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해외 스타들이 방문한 장소들은 그들의 취향이나 감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흥미는 더 커진다. ▲티모시 샬라메가 아버지와 찾은 창덕궁과 서촌 카페 ‘에디션덴마크쇼룸’ ▲샘 스미스가 두 번이나 들른 광장시장의 ‘고향 칼국수’ ▲‘포서방’ 포스트 말론이 대관한 고깃집 ‘우향우’ ▲래퍼이자 카디 비의 남편인 오프셋이 찾은 국내 패션 브랜드 ‘떠그 클럽’ 등은 해외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다. 이들의 포스트는 곧바로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로 이어지기 마련.
실제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앤드 투어리즘(Information Technology & Tourism) 저널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유명인사의 방문이 해당 장소의 관광객 유치와 경제적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틱톡 사용자 225명을 대상으로 유명인사들이 관광지 홍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SNS를 통해 스타들의 방문이 즉시 공유되면서, 팬들이 해당 장소를 직접 경험하려는 욕구가 커지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런 현상들은 궁극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방문한 장소를 직접 체험하려는 ‘성지순례’에 나서고, 일반인에게도 여행지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해외 톱스타가 여길 갔더라’는 이슈에 해당 업장의 방문이 늘어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14년 전 칸예 웨스트가 방문했던 강원도 양양의 등불가든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당시 정장을 입은 칸예 웨스트와 일행들은 양반다리를 하고 소주와 불고기를 즐기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업장에서도 ‘또 먹고 싶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웨스트의 활짝 웃는 얼굴을 담은 입간판을 내거는 등 14년 후인 현재도 ‘칸예가 다녀간 집’으로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