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3가 남긴 것]② 홍이삭, 유통기한 걱정하더니…무기한 가수로

최종 우승자 홍이삭

'슈퍼밴드1' 출신으로 주목 받아
패배 없이 파이널 라운드 진출
온라인 사전 투표 등 1위 기록
"나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반짝이는 순간 만들어줘 감사"

“이제는 (가수로서의) 유통기한 자체가 삶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됐습니다.”

음악 인생이 지속될 수 있을지 가수 생활의 유통기한을 알고 싶다던 가수 홍이삭(사진)이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의’ 최종 우승자가 됐다. 심사를 맡은 임재범은 “유통기한이 없는 가수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처음 출연 당시엔 자신의 음악 인생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그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의 길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 듯하다.

그는 등장부터 ‘슈퍼밴드1’ 출신으로 소개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홍이삭은 “(자신은)애매한 위치에 있다”며 “노래를 불러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홍이삭은 2년간 대학에서 음악 동아리 활동에 나서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 버클리 음대에 지원했다. 한 달간 준비해 합격에 합격한 ‘능력자’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버클리 음대에 다녔지만 비싼 학비와 부정교합 문제로 휴학 후 귀국한다.

이후 201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자작곡 ‘봄아’로 동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2016년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2’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2019년에는 슈퍼밴드에 보컬 포지션으로 참가해 탁월한 노래 실력과 음색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당시 최종팀 ‘모네’는 톱4에 이름을 올렸다. 앨범을 꾸준히 내고,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독립영화에서 주연과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가 싱어게인에 출연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서다. 홍이삭은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졌지만 아무리 좋은 음악을 해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데서 오는 답답함이 존재한다”며 “음악을 너무 좋아하지만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유통기한을 무한대로 늘려보고 싶다”고 참가 취지를 밝혔다.

홍이삭은 첫 라운드부터 꾸준히 좋은 무대를 선보이며 한 번의 패배 없이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다. 첫 무대인 1라운드에서는 ‘오디션 최강자 조’로 참가, 최유리의 ‘숲’을 선곡해 ‘올(ALL)어게인’을 받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 팀 대항전에서는 47호 가수(테종)와 ‘고막남친단’ 팀을 만들었다. 강산에의 ‘널 보고 있으면’을 선곡,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팀을 상대로 5:3으로 승리하며 3라운드에 진출했다.

홍이삭은 1라운드 전까지 자신을 ‘상한 우유’같다고 생각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하지만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간다. 홍이삭은 “‘나로서도 괜찮은 거구나’를 처음 느꼈다. 저의 물음표에 대한 느낌표를 주신 감사함이 크다. 그 욕심에라도 끝까지 버텨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의지를 다져나갔다.

3라운드 라이벌전에서는 31호 가수(서윤혁)를 대결 상대로 지목하고 이승열의 ‘기다림’을 선곡했다. 5:3으로 승리한다.

홍이삭은 당시 “(기다림은) 한동안 저의 인생곡이 될 것 같다”며 “자신을 돌아보고 회복하는 시간이 된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 한 표 차이로 홍이삭이 승리를 거머쥔다.

4라운드 톱10 결정전에서는 넬의 ‘지구가 태양을 네 번’을 골라 ‘7어게인’을 받았다. 조 1위로 등극한 그는 ‘톱10’에 진출한다.

당시 홍이삭은 선곡 과정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세 라운드를 하면서 칭찬을 많이 받아 부담이 컸다. 제가 가장 편안한 옷을 입고자 곡을 선곡했다”고 말했다.

 

대중과 자신의 취향 사이에서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도 했다. 홍이삭은 “음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대중에게 관심을 받고 그다음에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지 않느냐’다”며 “그 말에 반항하며 살고 있는데, 감사하게 이 프로그램은 나에게 집중하고 고집을 부렸을 때 박수를 보내 주셨다”고 전하기도.

세미파이널에서는 준우승한 소수빈한테 대결 상대로 지목, 여행스케치의 ‘옛 친구에게’를 선곡했다. 홍이삭은 ‘나는 좋은 친구일까’ 고민하며 곡을 선택했다고. 홍이삭은 이날 가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가족, 친구들과의 만남을 꼽았다.

 

그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밀어냈지만 먼저 연락을 해와 뭘 도와줄지 묻는 친구들이 고맙다. 싱어게인3을 하면서 주변에 나를 응원해 주고 상황에 이입해주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도 2:6으로 승리, 파이널 무대로 향한다.

1차 파이널에서는 김도훈 작곡가와 매칭돼 신곡 ‘아이러브유(I Love You)’를 불렀다. 심사위원들로부터 ‘평소 스타일이 아닌데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고 773점을 받았다.

2차 파이널 경연 순서를 7번으로 뽑으면서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최종 곡으로 택했다. 홍이삭은 “하고 싶은 얘기가 담겨 있어 골랐는데 마침 아버지도 추천해 주셨다”고 전하기도.

결과적으로 온라인 사전 투표 1위, 음원과 동영상 점수를 포함한 파이널 1차전 1위, 실시간 문자 및 온라인 투표 1위를 기록하면서 총점 2939.19점으로 싱어게인 세 번째 시즌의 우승자가 됐다.

홍이삭은 “저에게 반짝이는 순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우승한 만큼 앞으로의 여정에 책임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홍이삭의 유통기한 ‘무기한 음악 행보’를 응원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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