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의 류현진은 14일 오후 추신수(30·클리블랜드)와 함께 미국으로 출국해 LA 근교 뉴포트비치에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 본사를 방문해 스콧 보라스와 만날 예정이다. 당초 좀 더 일찍 출국하려고 했지만, 개인사정으로 미뤄졌다. 하지만 이날 출국으로 드디어 다저스드림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미 스콧 보라스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슬슬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구단 측에게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보라스는 대박 계약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 그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즉시 전력감이라고 강조하며 포스팅으로 다저스에 입단하는 경우와 2년 후 FA로 진출하는 상황을 비교하면서 되묻는 등 다저스에 무언의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일단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진출한 과거 사례를 보면 연봉총액과 포스팅금액이 비슷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세이부에서 보스턴으로 이적한 마쓰자카는 5111만 달러의 포스팅금액에 6년간 5200만 달러에 계약했고, 텍사스행을 선택한 다르빗슈도 5170만 달러를 니혼햄에 안기고 6년간 600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비록 실패로 끝난 이가와 게이도 2006시즌 종료 후 2600만 달러를 한신에 전해주고 5년간 2000만 달러+성과급 계약으로 뉴욕 양키즈로 이적했다.
이 외에 보라스가 직접 비교대상으로 거론한 보스턴 좌완 존 레스터는 5년간 3000만달러, 마이애미 좌완 마크 벌리도 4년간 5800만 달러를 받았다.
문제는 계약 기간이다. 보라스가 다저스가 원하는 대로 장기계약에 받아들일지, 2∼3년 계약 후 실력을 검증받아 FA 시장을 노리고 더욱 높은 몸값을 조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는 류현진 본인과 심도깊게 논의해봐야할 문제다. 어찌됐건 류현진은 이제 미국으로 떠나 본격적인 협상무대에 나서게 된다. 류현진은 “그 쪽에서 잘해주시겠죠”라고 일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부터는 본인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계약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전했다. 다저스의 스탠 카스텐 사장은 13일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과의 계약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이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류현진과 다저스의 협상 마감시한은 같은 달 10일. 올해 윈터미팅은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열린다. 결국 류현진과 다저스는 사흘 안에 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보라스와 류현진, 그리고 다저스간의 30일 신경전이 이제 곧 개막한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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