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노린 일본 자본 있다?…'카라 사태' 집중분석

부실한 한국 연예인들의 계약 문제 또 도마 위에 올라
카라.
‘카라 사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승연, 정니콜, 구하라, 강지영이 19일 법무법인 랜드마크를 통해 소속사 DSP미디어(DSP)에 전속계약해지를 통보하며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소속사의 인격모독 등 불합리한 대우를 문제 삼았다. 처음에는 팬들도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카라는 데뷔 초기 ‘생계형 아이돌’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에도 일반 음식점 광고에 출연하는 등 팬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많았다.

#. 돌아온 구하라, 상황 반전

 그런데 변수가 있었다. 리더 박규리가 소송에 함께 하지 않은 것. 자연스럽게 ‘박규리 왕따설’이 퍼졌다. 그런데 19일 오후 DSP가 공식 보도 자료를 발송하며 상황을 반전 시켰다. 회사를 떠나겠다는 멤버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무엇보다도 인기 멤버 구하라의 잔류 선언이 컸다. 구하라의 행동은 소속사와의 의리를 지킨 것으로 해석됐다. 덕분에 회사를 떠나려는 한승연, 정니콜, 강지영에게 오히려 ‘배신자’ 이미지가 덧입혀졌다.

 특히 DSP는 공식 보도 자료에서 “(정니콜의 어머니와 그 대리인이 주장하는) 수익배분과 관련해 그 비율과 시기에 상당한 왜곡과 오해가 있다”고 특정 멤버의 어머니를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에 정니콜의 어머니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돈 때문에 자식의 인생을 도박하는 부모는 없다”며 “있는 그대로 보여드릴 것이다. 거짓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는 이번 ‘카라 사태’에 금전적인 부분이 얽혀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효과만 내고 말았다. 더불어 몇몇 멤버의 가족들이 이번 단체행동을 도발했다는 소문을 현실로 만들어버렸다. 파문이 확산되자 정니콜의 어머니는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

#. 카라 멤버 간 불화 있다?

  앞으로 카라는 어떻게 될까. 현재 카라는 3(한승연, 정니콜, 강지영):2(박규리, 구하라)로 분열된 상태다. DSP는 멤버들에 대한 설득을 계속하고 있다. 막내 강지영이 움직일 수도 있으나 정니콜과 한승연은 아직 강경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DSP를 잘 아는 관계자는 “멤버들 사이에 불화는 절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가요계에서 카라 멤버들이 끼리끼리 어울리고 있고 있는 분위기는 꽤 오래 전부터 포착된 상태. 그 균열이 이번 카라의 ‘3:2’ 분열 구도를 형성한 셈이다.

 팬들은 5명 모두가 함께 있는 카라를 원하고 있다. 카라의 히트곡 ‘미스터’ ‘루팡’ 등을 작곡한 한재호 씨도 트위터에 “5명이 아닌 카라의 작업은 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 카라 노리는 일본 자본?

  카라가 다시 뭉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카라 멤버의 가족들이 예전부터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들과 접촉해왔다는 정황이 구체적이다. 이들은 브로커일 뿐 뒤에는 ‘일본 자본’이 있다는 소문까지 있다. 카라가 일본에서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두자 일본 연예 관계자들이 카라를 눈독 들이고 있다는 것. 아직 중소기업의 행태를 벗지 못한 DSP가 감당하기에는 카라의 가치가 너무 뛰어버린 것이 문제다. DSP는 “일부에서 의혹을 제기하듯 최근 카라의 인기를 틈타 이들의 부모 및 법률대리인을 통해 경쟁사에서 당사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용하는 사실이 있다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강경한 자세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도 “배후세력이 있다면 색출하겠다”는 성명서를 내 DSP를 돕고있다.

 이번 ‘카라 사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신(新)한류를 촉발하며 일본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끌어낼 수 있지만 이를 감당하기엔 한국 연예기획사들의 구조가 부실하다는 것. 이는 한류 초기부터 꾸준히 지적됐던 문제지만 그동안 별다른 발전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더불어 ‘위약금 따위는 물어 주겠다’는 반응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부실한 한국 연예인들의 계약 문제가 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는 문화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예기획사 등록제, 연예인 표준계약서 등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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