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방가!’와 ‘먹기사’의 흥행 대결, 최종 승자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한 장면.
참으로 묘한 시즌이다. 극장가 성수기인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눈길을 끄는 두 편의 한미 영화가 9월30일 극장가에서 맞붙었다.

한국영화 ‘방가?방가!’와 할리우드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이하 ‘먹기사’)가 같은 날 개봉했다. 두 작품 모두 상영관도 팽팽히 정상을 달리며 각각 250여개관으로 비슷하게 확보했다.

그러나 개봉에 앞선 인지도에서는 ‘먹기사’가 앞섰다. 영화전문 사이트 무비스트,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 등 각종 영화사이트에서 ‘9월 마지막 주 보고 싶은 영화 1위’를 ‘먹기사’가 석권한 것. 관객들의 기대도나 흥행예감 모두에서 ‘먹기사’가 확실히 우위를 나타냈다. 롯데시네마를 비롯해 프리머스시네마 등 극장 사이트 설문조사에서도 당당히 기대작 1위에 올랐다. 이같은 결과는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제작을 맡고 영원한 ‘귀여운 여인’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으로 출연한 점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

'방가?방가!'의 한 장면.
그에 비해 ‘방가?방가!’는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 중 단연 인지도에서는 최고다. ‘빗자루, 금붕어 되다’나 ‘살인의 강’에 비해 그 동안 명품조연으로만 활약하다 처음 주연을 맡은 배우 김인권의 존재감 때문이다. 주연은 처음이지만 김인권은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있는 역할을 도맡아왔다. 특히 코믹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항상 해당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화려한 전력을 지니고 있다. 덕분에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흥행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어봄직 하다.

그렇다면 극장가 성수기에서 비수기로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 과연 어느 영화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할까. 두 작품 모두 엇비슷하지만 일단 인지도 때문에 ‘먹기사’의 우위가 점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인이면서 백수여서 외국인 노동자로 변신해 공장에 취직하는 인물 방태식의 이야기를 담은 ‘방가?방가!’가 더욱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도 보인다. 반면, 전 세계 850만 독자를 사로잡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먹기사’는 잘 살던 대도시 여성이 1년간의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 여행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는 내용이 남성 관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과연 어떤 영화가 10월의 첫 주말을 장식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