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부조리한 웃음의 향연 '미쓰 홍당무'

 
오랜만에 배꼽을 잡고 유쾌하고 웃을 만한 영화가 나왔다. 아무런 생각없이 대사에 웃음이 터져나오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엽기 장면의 향연이 관객들의 웃음보를 마음껏 유린한다.

 공효진이 연기자로 은퇴해도 될 만큼 마음껏 망가졌다는 사실만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미쓰 홍당무’는 박찬욱 감독이 처음으로 제작을 맡고 재능있는 신예 이경미 감독이 첫 연출한 작품이다.

 별다른 이유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양미숙(공효진)은 고교 시절부터 비호감으로 일명 ‘왕따’로 지내왔다. 모교 러시아어 교사로 부임했다가 학교 내부 사정으로 졸지에 중학교 영어 교사가 된 양미숙의 취미는 피부과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에게는 고교 시절부터 짝사랑해왔던 서 선생(이종혁)이 있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고 서 선생과 묘한 관계까지 맺고 있는 러시아어 교사 이유리 선생이 있다. 결국 서 선생에게는 묘한 호감을, 이유리 선생에게는 참을 수 없는 질투와 분노를 느낀 양미숙은 서 선생의 딸로 역시 교내에서 잘난 척 하는 것으로 왕따인 제자 서종희와 모종의 동맹을 맺고 음모를 꾸민다.

 양미숙과 신인 여배우 서우가 맡은 서종희가 교내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하는 희곡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부조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대사들로 가득찬 작품인데, 두 사람이 나누는 기묘한 대화와 기막히게 잘 어울려 웃음을 자아낸다.   16일 개봉.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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