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사과', 사랑과 결혼은 양립할 수 없을까?


 영화 ‘사과’(강이관 감독, 청어람 제작)는 결혼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과 이제 막 사랑을 잃어버려 가슴아픈 이들이 꼭 봐야 할 작품이다.

 7년을 사귄 남자 민석(이선균)과의 여행길에서 단 7초만에 차인 여자 현정(문소리). 현정은 이별의 이유를 알고 싶지만 차마 묻지 못하고 그렇게 헤어짐의 아픔을 속으로 삭인다. 그러나 현정은 어느새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고 줄곧 따라다니는 묘한 남자 상훈(김태우)을 느끼게 된다. 현정은 민석과는 또다른 스타일의 그와 차츰 가까워지고 사랑하게 된다. 현정은 상훈과 결혼식을 올리고 다시 행복한 삶을 이어간다. 어느날 상훈은 지방으로 발령이 나고 현정은 자신의 직장마저 포기한 채 따라나선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조금씩 삐그덕거리기 시작한다. 이 때 홀로 여행을 다니던 민석이 거짓말처럼 현정을 찾아온다. 임신으로 만삭이 된 현정은 민석으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을 듣지만 그리움만 남을 뿐이다. 다시 직장을 잡은 현정은 민석과의 만남을 시작한다.

 결혼이 가져다 준 쓰디쓴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 어딘지 모르게 거북하기만 하지만 이 영화는 따뜻한 현실 감각을 결코 잃지 않는다. 결혼과 사랑이 충돌하는 아픈 현실을 리얼하게 그려내지만 사랑 역시 결혼을 능가할 만큼 위력을 발휘하지도 못한다. 현정이 대화가 아닌 행동으로 상훈을 다시 받아들이는 마지막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러므로 영화는 색다른 결말이 아니라 누구나 그러하듯 모든 걸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여유로 끝을 맺는다.  16일 개봉.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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