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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G트윈스 제공 |
이재영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2-3으로 뒤진 5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와 3분의 1이닝을 무안타(2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LG 타선이 5회말 터지면서 이재영은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이자 두산 시절이었던 2005년 8월30일 LG전 이후 1047일 만에 승리를 따낸 것이다.
최고 구속이 147㎞에 달할 정도로 힘이 넘쳤으며 8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삼진 3개를 뺏었다.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전성기 때와 다름이 없었다.
이재영은 가슴에 맺힌 한이 많은 선수다. 2002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든 후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승승장구했다. 2004년에는 9승(7패) 3세이브 14홀드를 따내며 ‘에이스급’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5년 프로야구에 병역 비리가 터지면서 이재영도 연루되고 말았다. 이후 재판을 받고 실형을 산 뒤 군복무까지 마치고 2008년 프로야구에 복귀했으나 구위는 예전같지 못했다. 결국 이재영은 시즌 중반인 6월 초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LG에 와서는 재기의 날개를 펴는가 했다. 김재박 LG 감독은 이재영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며 믿음을 보였고 팬들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적 후 10일까지 선발 2경기를 포함해 14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했고 방어율은 10.71까지 치솟았다. 잘해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 때문이었다.
결국 이재영은 두산 시절의 보직이었던 불펜으로 돌아갔고 절치부심하며 땀을 흘린 끝에 140㎞ 후반의 힘있는 구위와 제구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11일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했으니, 이젠 부담감도 어느 정도 떨치게 됐다.
이재영은 첫 승을 따낸 후 “팀이 4연패에 빠져 있었는데 승리를 하게 돼 기쁘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승리를 거뒀는데 그 동안의 불운은 잊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밝혔다.
잠실=스포츠월드 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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