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인, 웃음대신 눈물을… 싱글파파 철들다

‘잘못된 만남’서 캐릭터 변신
가족위해 망가진 경찰 역
정웅인의 싱글파파 연기가 한층 더 무르익고 있다. 지난 2004년 영화 ‘돈텔파파’로 처음 싱글파파 철수 역을 맡게 된 정웅인은 얼마 전 종영한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도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조카를 아들로 키우는 동화란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런데 오는 10일 개봉되는 영화 ‘잘못된 만남’(정영배 감독, 소호픽쳐스 제작)에서도 뇌사 상태에 빠지는 아내 때문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경찰 강일도 역으로 출연한다.

그런데 정웅인은 매우 놀랍다는 표정이었다. 일부러 의도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파파 역을 많이 맡긴 한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보인 정웅인은 그동안 코믹 이미지가 강했던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나있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영화 ‘두사부일체’나 MBC 시트콤 ‘세 친구’에서 보여왔던 코믹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머리도 산발하고 병든 아내 때문에 마음 고생에 사채까지 끌어썼다가 곤란을 겪는 대목에서는 측은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워낙 잔잔함을 주고 관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영화라서 성지루씨와 제가 출연하기 때문에 코믹함을 기대했다면 많이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하지만 오래된 친구와의 재회와 가족애를 그린 작품이에요.”

힘주어 강조하지만 코믹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살짝 드러냈다. 하지만 ‘잘못된 만남’에서 정웅인은 덥수룩한 머리 스타일에 지저분한 의상을 입고 등장, 기존에 볼 수 있었던 깔끔하고 스타일리쉬한 모습과는 180도 다른 의상과 헤어 스타일을 선보인다. 정웅인은 이번 영화의 캐릭터를 통해 첫 변신을 시도한 셈이다.


“원래 제가 딱 붙는 옷을 좋아해요. 이번 역할도 서울에서 강력반 형사로 활동하다가 지방 교통경찰로 좌천된 역할이어서 잠바 등 편한 복장 위주로 의상팀이 컨셉트를 잡고 있었어요. 그런데 헤어를 담당하시는 분이 제게 ‘역할에 맞추려면 좀 더 망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의 설명을 듣고보니 이치에 맞더라고요.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제가 그렇게 망가져보이는 거예요.”

실제 정웅인은 이번에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에 펑퍼짐하고 초라한 의상으로 등장한다. 아내는 식물인간에 사채까지 끌어다 써 도망다니는 역을 제대로 표현해낸 것. 이밖에도 정웅인은 쉴 새 없이 이번 영화에서 망가지고 또 망가진다. 여기에 더욱 업그레이드된 부성애 연기까지 선보인다. 그 만큼 비중이 남다른 작품이기도 하다. 정웅인은 이번 영화에서 성지루와 함께 투톱을 맡아 티격태격 싸우는 오랜 친구로 등장한다.

“성지루씨가 저보다 학교 2년 선배세요. 이번이 작품으로는 처음이에요. 만나자마자 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요. 이후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자신의 작품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 배우가 누가 있겠는가. 정웅인은 그래도 이번 영화는 ‘크로싱’과 함께 가슴 따뜻한 작품이어서 꼭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스포츠월드 글 한준호 기자,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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