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홈런왕 김동주 91호 신기록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김동주(32·두산 베이스)가 ‘잠실 홈런왕’에 오르며 명실상부하게 한국 최고의 장타자로 공인받았다.

김동주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서울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회 큼직한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려내 개인통산 91번째 잠실구장 홈런을 기록했다. 타이론 우즈(일본 주니치)가 1998년∼2002년 기록한 90개의 잠실구장 최다 홈런과 타이를 달리던 김동주가 신기록을 수립하는 순간이었다.

팀이 0-2로 뒤진 3회초 1사 3루에서 타석에선 김동주는 상대 투수 옥스프링의 4구째 몸쪽 높은 직구(146㎞)를 그대로 걷어올려 좌측 외야 관중석에 꽂았다. 비거리는 115m. 김동주의 올 시즌 11호째이자 통산 207번째 대형 아치였다.

이 홈런을 발판으로 두산은 결국 8-5로 역전승을 거두며 최근 4연승이자 원정 11연승 행진을 벌였다.

김동주는 한국 최고의 파워와 타격 기술을 갖추고서도 홈런왕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2년 26개의 홈런이 시즌 최다였지만, 전체 5위에 그칠 정도였다. 잠실구장이 좌우 100m에 가운데 125m로 8개 구단 구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서 홈런 타구를 날리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998년 OB(두산의 전신)에 입단한 뒤 올해까지 11시즌 동안 꼬박꼬박 장타력을 과시한 끝에 ‘잠실 홈런왕’이라는 명예를 거머쥘 수 있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하는 서울 팀에서 오래 뛴 것도 ‘잠실 홈런왕’ 등극에 유리했지만 구장 규모를 감안하면 김동주의 파워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잠실구장에 얽힌 김동주의 힘은 이미 오래전 증명됐다. 프로 데뷔 3년차이던 2000년 5월4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당시 용병 기론의 투구를 받아쳐 잠실구장의 장외로 넘긴 것. 공식 비거리 150m로 기록된 이 홈런은 아직까지도 잠실구장의 유일한 장외 홈런으로 남아 있고 그 공이 떨어졌던 자리에는 김동주의 파워를 되새기는 동판이 박혀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일본 진출 문제로 계약이 늦어지면서 동계 훈련이 부족했던 김동주는 시즌 초반에는 쉽게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특유의 홈런포가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27일 경기까지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최근 6경기에서 5홈런을 날리며 최고의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소속 팀 두산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대표팀 부동의 4번 타자가 살아난 것이 베이징올림픽 본선을 앞두고도 반가운 일이다.

잠실=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 관련기사

채상병 결승투런… 두산 4연승

[프로야구 엿보기]“심판 고충도 알아줘”


프로야구전적 〈27일〉
 
두산 8 [잠실] 5 LG
     
삼성 15 [목동] 4 히어로즈
     
롯데 8 [사직] 7 한화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