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남자의 육아일기]이모 원태희의 일기 3

‘태희 이모’ 일일엄마 당첨
으하하하!

드디어 이모태희가 원준엄마를 이기고 제 18대 엄마선거에서 당당하게 엄마로 당선되었습니다. 결과는 총유권자 이해찬 1명 중 전원이 원태희에게 몰표를 몰아줘서 전무후무한 사상초유의 100% 득표율이라는 압도적인 결과로 엄마에 당선이 되었습니다.

물론 상대당 후보 최원준은 개표결과가 1표 차이라며 재검표를 요구했으나, 이내 승복을 했습니다. 이에 당선인 원태희는 공약대로 유권자인 이해찬과 단둘만의 산책을 떠났습니다.

어떤 옷을 입힐 지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해찬이에게 클래식한 회색체크 멜빵바지에 깨끗한 하얀색 후드티를 입히고 기저귀랑 분유를 챙겼습니다. 자 그럼 해찬이를 어떻게 데리고 가야할까요. 해찬이는 걷지도 못하는데. 그래서 엄마들이 하는 것처럼 해찬이를 등에 업고 포대기로 안전하게 동여맸습니다. 한 몸이 된 해찬이와 저는 따듯한 햇빛 속으로 스르르 녹아들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기를 등에 업어봤습니다. 아마 해찬이도 남자 등에는 처음 업힌 것 같았습니다. 처음엔 살짝 어색해 하더니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차들이 부르릉 다니는 것을 보면서는 두 눈이 동그라땡 만큼이나 동그래져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말도 없이 유심히 훑어보더라고요.

해찬아! 저건 자동차야 자동차. 네 발로 돌아다니는 저 동물은 월월이야 월월이. 우와 벚꽃이 이렇게 많이도 폈네. 여기 개나리도 있다. 해찬아 신기하지. 이모도 벚꽃이 이렇게 폈는지 모르고 살았는데 정말 봄이 오긴 왔구나. 작년 봄에 태어나 쌀쌀한 겨울을 보내던 해찬이가 이렇게 화사하고 따듯한 봄을 알기는 아는지 슬며시 웃음도 짓네요. 가끔 빵상 아주머니와 큰소리로 교신도 하고. ㅋㅋ

포대기에 애기를 업은 모습을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 용기를 저에게 준 해찬이. 처음으로 따듯하고 푸근한 봄바람을 만끽하네요. 해찬이 참 잘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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