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이가 우리에게 온지 벌써 한달 하고도 반이나 지났다.
처음에는 나한테만 안기곤 했는데 이제는 엄마나 이모, 삼촌에게도 척척 안기며 애교를 부린다. 귀여운 녀석.
이 귀여운 해찬이가 남들과는 다른 태생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에는 우리에게 오기 전에 해찬이를 보살펴주던 전남 나주에 있는 보육원에 갔다.
오랜만에 금의환향한 해찬이를 보신 원장님 및 보육사분들이 반가움으로 해찬이를 맞아 주셨다. 하지만 해찬이는 그들을 벌써 잊은 듯 했다.
한달 반 밖에 안됐지만 해찬이는 자신을 보살펴준 원장님과 보육사분들을 잊은 게 분명했다. 원장님은 이것이 해찬이의 정상적인 현상이고 우리가 많은 사랑을 줘서 짧은 기간 동안의 보육원에서의 기억들은 잊은 듯 하다며 오히려 우리를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보육원에 있을 때 보다 자기표현이 분명해지고 표정이 다양해지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하시며 해찬이를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해찬이가 날 그리고 우리 모두를 잊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그래도 해찬이가 좋은 가정으로 가서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날 잊어도 상관 없을 것 같다. 사랑은 더 큰 사랑으로 잊혀지는 거니까.
나주의 보육원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아니 전국의 같은 시설에 더 많은 아이들이 그러할 것이다.
그 아이들이 더 많은 관심과 더 큰 사랑으로 해찬이처럼 이전의 기억을 잊었으면 하고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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