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남자의 육아일기]아빠 고재원의 일기3

더 사랑받게 된다면 우릴 잊어도 좋아…
어느덧 세번째 일기를 쓰게 됐다.

해찬이가 우리에게 온지 벌써 한달 하고도 반이나 지났다.

처음에는 나한테만 안기곤 했는데 이제는 엄마나 이모, 삼촌에게도 척척 안기며 애교를 부린다. 귀여운 녀석.

이 귀여운 해찬이가 남들과는 다른 태생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에는 우리에게 오기 전에 해찬이를 보살펴주던 전남 나주에 있는 보육원에 갔다.

오랜만에 금의환향한 해찬이를 보신 원장님 및 보육사분들이 반가움으로 해찬이를 맞아 주셨다. 하지만 해찬이는 그들을 벌써 잊은 듯 했다.

한달 반 밖에 안됐지만 해찬이는 자신을 보살펴준 원장님과 보육사분들을 잊은 게 분명했다. 원장님은 이것이 해찬이의 정상적인 현상이고 우리가 많은 사랑을 줘서 짧은 기간 동안의 보육원에서의 기억들은 잊은 듯 하다며 오히려 우리를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보육원에 있을 때 보다 자기표현이 분명해지고 표정이 다양해지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하시며 해찬이를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해찬이가 날 그리고 우리 모두를 잊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그래도 해찬이가 좋은 가정으로 가서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날 잊어도 상관 없을 것 같다. 사랑은 더 큰 사랑으로 잊혀지는 거니까.

나주의 보육원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아니 전국의 같은 시설에 더 많은 아이들이 그러할 것이다.

그 아이들이 더 많은 관심과 더 큰 사랑으로 해찬이처럼 이전의 기억을 잊었으면 하고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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