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16일 베이징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전을 앞두고 보도자료를 쫙 돌렸다. 금메달 후보인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자신들의 브랜드 스파이크를 신고 나온다며 신발의 장점을 일일이 설명했다. 뜬금없이 나이키가 결승전을 몇 시간 앞두고 자사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은 파월의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남자 육상 100m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타이슨 게이(미국), 파월 등 3명이 금메달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 가운데서도 볼트는 주종목이 200m이고 게이는 다리 부상으로 훈련량이 적어 파월이 유리한 입장이었다. 아울러 파월은 100m 예선에서 좋은 성적으로 결선에 올라간 상태였다.
얼마 후 준결승에서 게이가 먼저 탈락했으니 나이키의 기대는 더 컸을 터였다. 그리고 밤늦게 100m 결승전이 벌어졌으나 결국 나이키는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푸마를 신은 볼트가 9.69라는 세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기 때문. 반면 파월은 9초95라는 평범한 성적인 5위에 그쳤다. 나이키가 최고 기록을 만들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파월의 스파이크는 고작 5등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볼트의 푸마 스파이크가 더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자 나이키는 더 땅을 쳤을 것이다. 볼트는 푸마로부터 스파이크를 후원 받고 있는데 지난 6월 ‘컴플리트 테시우스Ⅱ’를 신고 9초72의 세계신기록을 기록을 달성한 대 이어 두 번째 대기록을 수확했다. 푸마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볼트를 위해 스파이크 전체가 금색으로 번쩍거리는 특수 신발까지 만들어 줬다.
이에 보답하듯 볼트는 경기가 끝난 후 전 세계 사진기자들을 위해 자메이카 국기와 푸마 스파이크를 나란히 들고 포즈를 취했다. 파월이 5위로 떨어지자 나이키 스파이크는 TV 생중계 카메라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나이키는 헛물만 켠 셈이었다.
베이징=스포츠월드 올림픽특별취재단
◆ 관련기사
나이키, 협찬 유니폼교체 북새통
나이키의 굴욕… 수영복 경쟁서 밀려
이종욱 “나이키 스파이크, 줘도 안가져”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