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2007한국시리즈 MVP 김재현(33)이 연장전 대타 만루홈런으로 팀에 극적인 승리를 안기며 식지 않은 베테랑 투혼을 떨쳤다. 김재현은 5-5로 맞선 연장 12회초 첫 타석에 들어섰다. 다음 타자가 투수 김원형이었기에 당연히 교체가 예상됐었지만 KIA의 임준혁-이성우 배터리는 2사 1, 3루에서 9번 김강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김재현은 뜻밖의 거대한 한 방으로 올 시즌 ‘비룡 공포증’에 눌린 KIA를 KO시켰다. SK는 김재현의 만루포로 올 시즌 KIA전에서 6연승을 달렸다. 김재현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146㎞ 짜리 한복판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측 펜스를 살짝 넘겼다. 추정 비거리는 110m. 시즌 4호인 김재현의 이 홈런은 올 시즌 첫 번째이자, 개인으로서도 처음인 대타 만루홈런이다.
또 한국 프로야구에서 연장 12회초 대타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90년 4월23일 대구 태평양-삼성전에서 원원근이 연장 10회 때린 것이다. 대타 만루홈런은 1982년 시작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만루홈런이 472개 나온 가운데 단 27개 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김재현은 경기 후 “경기 중 계속 준비는 하고 있었으나 이렇게 결정적인 찬스가 걸릴 줄은 몰랐다. 볼카운트 2-2여서 승부를 걸어올 것으로 생각하고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상대 투수의 공이 빨라 방망이에 맞추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하며 “팀이 3연패를 겪은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에 기여하는 활약을 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SK는 대타로 나서 결승홈런을 때린 것이 올 시즌만 네 번째다. 백업 포수인 정상호가 LG전과 히어로즈전에서 두 번이나 기록했고, 앞서 광주구장에서는 광주일고 출신인 대졸신인 모창민이 연장전에서 결승홈런을 뿜어낸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이런 대타 작전의 성공으로 팬들로부터 “과연 야구의 신”이라는 칭찬을 듣고 있다.
SK는 1-4로 뒤지던 7회초 박재홍도 좌월 만루포를 뿜었고, 두산 김동주는 잠실 LG전에서 홈런을 날려 잠실구장에서만 91개의 홈런으로 타이론 우즈(전 두산, 현 주니치)를 1개 앞서 ‘잠실 홈런왕’에 올랐다. 또 롯데 가르시아는 사직 한화전에서 시즌 14호를 날리며 홈런 단독 1위 등극과 함께 팀 6연승을 이끄는 신바람을 냈다.
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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