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너무나 새로운 역할이어서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머리를 어깨까지 곱게 기른 배우 봉태규는 변강쇠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더구나 이번에 변강쇠 역으로 출연하게 된 영화 ‘가루지기’(신한솔 감독, 프라임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도 머리를 기른 채 등장한다고 하니 언뜻 이해가 되질 않았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었던 변강쇠와는 전혀 달라요. 그동안 새로운 역할을 해보고 싶었지만 이번 영화처럼 너무 새로운 영화는 조금 곤란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거절했죠. 그런데 새로운 변강쇠 역에 대한 도전도 의미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승부수를 띄우게 된 겁니다.” 주위에서도 반대가 심했단다. ‘변강쇠’라는 인물이 가진 이미지가 배우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만 해도 변강쇠 역 한 번 했다가 강장제나 헬스음료만 들어오면 어떡하겠어요.(웃음) 그래도 영화는 기존 변강쇠의 이미지를 전혀 떠올릴 수 없을 만큼 180도 달라요.”
물론, 처음 변강쇠 역을 맡기로 결정하고 나서 80년대 변강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참고 삼아 봤지만 봉태규에게는 전혀 도움이 못됐다. 기존의 변강쇠가 남성적 힘과 매력을 과시하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30일에 개봉되는 ‘가루지기’의 변강쇠는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 일쑤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을 위한 헌신적인 남성상이 강조됐다.
“남성이나 여성이든 기존 변강쇠 소재 작품을 보면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겠지만 ‘가루지기’는 다를 거예요.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라서 많은 분들이 마음껏 웃을 수 있고 볼거리도 많을 거예요.”

이번에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봉태규는 나름 새로운 변강쇠 캐릭터를 창조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의 변강쇠 캐릭터를 깨기 위한 봉태규 본인의 노력이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롭게 드러나는 셈이다. 현대적 의미의 변강쇠 캐릭터를 위해 자신의 외모를 100% 활용한 봉태규는 캐릭터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 위해 극중 설정에 최대한 몰입했다. 결국 영화의 재미와 흥미를 배가시킬 새로운 변강쇠 캐릭터를 창조해낸 것.
“변강쇠도 시대에 따라 변해야죠. 이번 영화에서 새로운 변강쇠가 탄생한 것이라고 보셔도 돼요. 저 역시 기존의 이미지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셈이죠.” 새롭게 창조된 ‘봉태규 표’ 변강쇠가 궁금해진다.
글 한준호, 사진 김두홍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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