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1억… 최형우와 삼성의 미묘한 경계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1억원 인상은 어떤 의미일까.

선수단 중 유일하게 연봉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던 외야수 최형우(33)가 지난해 연봉 6억원에서 1억원(16.7%) 인상된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144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3할1푼8리 33홈런 123타점 OPS 0.965를 기록한 최형우는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자면 분명 인상요인이 있고, 구단 측도 이를 인정하며 협상에 돌입했지만 원만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걸림돌은 역시 FA 프리미엄으로 보인다. 최형우는 2016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데, 최근 수년간 KBO리그 각 구단은 보상금을 높여 타 구단의 영입의욕을 감소시키고, 선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고과보다 높은 연봉인상을 책정하곤 했다.

올 겨울에도 역시 예비 FA 신분인 KIA 양현종과 SK 김광현과 은근한 자존심 싸움이 이어졌다. 양현종은 4억원에서 무려 7억5000만원으로 껑충 뛰었고, SK는 한발 더 나아가 김광현에게 비FA 최고대우를 약속까지 했다. SK 측은 “양현종, 최형우보다 더 주겠다”고 언급할 정도였고, 이게 김광현의 연봉협상이 늦어진 이유다.

최형우의 플러스 1억원은 사실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풀타임 선발로 나서 13승(7패)에 탈삼진왕(194개)을 차지한 차우찬과 함께 팀 내 최고 인상액이다. 내부적으론 최선을 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고액 연봉자일수록 인상폭이 적을 수밖에 없는 게 KBO리그 구단의 연봉노선이다.

다만 최형우 개인이 FA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었다면 다소 실망감을 느꼈을 수 있다. 이런 심리적 흔들림은 시즌 후 타팀 이적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여전한 기량을 보여준다는 가정 하에 최형우는 외부의 제안에 쉽게 이적을 결심할 수도 있다. 더욱이 올 시즌 후부턴 FA 우선협상 기간이 폐지됐다. 삼성도 분명 인지하고 있었을 터다.

실제 구단 관계자도 “FA 프리미엄이 아닌 고과로 결정한 금액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016시즌 후 최형우의 거취가 핫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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