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필리핀 골프여행기(1)

 "싸장님 굿샷∼"

 국내 어느 골프장의 캐디가 외치는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4시간 넘게 가야하는 필리핀 마닐라의 어느 골프장에서 소리친 젊은 남자캐디의 외침이다. 방금 티샷을 마친 한국 골퍼에게 던진 일종의 ‘화이팅 탄성’이라 할까.

 20대 후반의 현지 남자캐디는 필자가 샷을 하거나 퍼팅할 때 한국말과 영어를 적절히 섞어 격려의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안타까운 표정과 말을 하면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해저드는 ‘퐁당’이라고 하고 Out Of Bound는 그대로 ‘오∼비’라 한다. 티샷이 멋지게 날아가면 “멋쪄요∼”, “아저씨 스트롱(매우 힘이 좋다는 표현인 듯)∼”, 퍼팅할 때는 “똑바로”, 퍼팅할 때 왼쪽 볼 한개 정도 봐야 할 경우에는 손가락으로 길이를 표시해준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한복판에 자리한 클럽 인트라무로스 골프코스(Club Intramuros Golf Course). 마닐라에 숙소가 있다면 지리적으로 가까워 좋다. 이 골프장은 파 72가 아닌 파 66에 코스길이가 4151야드의 규모로 비교적 작다. 한국골퍼라면 어쨌든 자신의 베스트스코어를 기록하며 국내에 들어와 자랑할 수도 있다. 파 66이란 얘기는 하지 말고. 

어느 홀이든 해저드가 자리한 인트라무로스 골프코스. 그래서 쉽지 않다.
 하지만 코스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매홀마다 해저드를 끼고 있거나 품고 있다. 비록 거리는 짧아도 정확한 샷을 날리지 않으면 여지없이 ‘퐁당’. 볼을 생각보다 많이 잃어버린다. 필자도 처음 경험한 곳이어서인지 여지없이 ‘퐁당’. 벙커도 군데군데 있어 난이도를 높였다. 파72 골프장을 가기 앞서 샷점검을 하는 골프장으로 적극 추천된다.
인트라무로스 골프코스는 성곽으로 둘러싸여 색다른 느낌이다. 유적지로 둘러싸여있는 골프장이어서 주변에 산으로 둘러싸인 한국 골프장과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 골프장은 6개 홀이 3파트로 구성된다. 각 파트는 주변에 높지 않지만 어른키보다 훨씬 높은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인트라무로스는 ‘성안쪽’이란 뜻이며 스페인시대의 유적을 볼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누구의 표현대로라면 마치 수원 화성과 같은 유적지 안에 페어웨이 등을 만들어 골프장을 조성한 곳이다. 
간혹 홀에서 홀로 카트를 타고 이동할 때 대중교통이 지나는 도로를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각 파트로 이동할 때는 일반 차들이 지나는 도로를 지난다. 플레이할 때 2인승 카트를 타니 역시 이 카트를 몰고 도로를 통과한다. 캐디와 교통경찰 처럼 보이는 현지인등이 카트가 지날 때 적절히 차량들을 통제해준다. 카트를 타로 도로를 횡단하는 기분 참 묘하다. 옆에는 지프니나 버스, 승용차, 그리고 무리 지은 인파가 지나가고 이를 적당히 뚫고 골프카트를 타고 지나니 순간 여기가 골프장인지, 마닐라시내 도로인지 착각이 든다. 하여간 색다른 경험이다. 성곽위에는 필리핀 현지인들들이 휴식을 취하기위해 앉아 있기도 하고 젊은 연인들도 많다. 티샷한 볼이 성곽위에 앉아 있는 현지인들에 날라가면 순간 아찔하다. 간혹 볼이 도로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이 볼을 주워 골프장과 도로를 차단한 철조망 사이로 볼을 보여주며 사달라는 현지인들의 모습도 간혹 볼 수 있다.

 이 골프코스의 그린피 등은 우리 퍼블릭골프장보다 저렴하고 캐디피도 200페소(한화 약 6000원)정도면 된다. 그린과 페어웨이 상태는 상중하로 나눈다면 중간 정도. 한국은 추운 겨울이지만 이곳에서 따뜻한 날씨속에 골프치는 것도 환상적이지만 현지 캐디(1인 1캐디)와 서투룬 영어로 가족, 사는 곳 등을 물어보며 친근해지는 것도 여행의 별미다.

 한편 필리핀 항공은 ‘미리 준비하는 봄 출발 초특가 얼리버드 항공권’이란 이름아래 인천 -마닐라 왕복 항공권을 15만 2000원에 내놓았다. 발권은 1월 10일까지. 인천발 출발일은 2013년 3월 2일∼6월 30일,  마닐라 출발일은 2013년 3월 2일∼6월 30일이다.<계속> 

마닐라(필리핀)=배병만 기자 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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