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입성…류현진은 미국 진출의 모범사례

류현진(25)이 6년 3600만달러(약 390억원)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협상마감시한(한국시간 10일 오전 7시) 직전 다저스와 류현진은 최종 조율을 마쳤다. 초대박 연봉의 꿈을 이루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

한국 프로야구에 큰 획을 긋는 쾌거다. 류현진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31년간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사상 최초의 선수가 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을 높였고, 메이저리그 진출방법의 좋은 전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야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4년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 이후 13번째 빅리그를 밟은 한국선수가 됐지만, 류현진은 상황이 다르다. 도전이 아니라 기량을 인정받아 대접을 받고 가는 당당한 진출인 것이다. 박찬호를 비롯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봉중근, 최희섭, 추신수 등 대부분의 메이저리거가 아마추어 시절 스카우트된 데 비해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선수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 동안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원석을 뽑을 생각만 했지 현역 선수들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한국리그의 수준이 낮다고 평가한게 현실적인 이유다.

한국 프로야구를 거친 선수로는 2000년 이상훈(보스턴 레드삭스), 2005년 구대성(뉴욕 메츠)에 이어 세 번째지만 이들도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팅시스템 굴욕사도 청산했다. 1998년 3월 LG 소속이던 이상훈은 60만달러(약 6억5000만원), 2002년 12월 진필중(전 두산)과 임창용(전 삼성)은 각각 2만5000달러(약 2천700만원)와 65만달러(약 7억3000만원)라는 헐값을 제시받자 꿈을 접었다. 최향남도 롯데 소속이던 2009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당당히 선언했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해 미국 땅을 밟았지만 입찰금액 101달러에 마이너리그 계약일 뿐이었다.

민망한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하고, 대박을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팀 입단을 고민하는 초특급 고교 유망주들에게 하나의 길을 제시했다고 봐야한다.

류현진은 한국 야구의 높아진 지위를 전세계 야구인들에게 알리면서 다저스드림을 이뤘다. 미국 진출의 최고 전례로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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