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왕따 사태, '김광수식 매뉴얼' 통하지 않은 이유는?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 화영 ‘왕따 논란’과 관련해서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가 결국은 고개를 숙였다. 조성모, SG워너비, 씨야에 이어 이번 티아라까지 수많은 연예인을 키워내며 각종 논란을 극복해왔던 베테랑 김 대표지만 이렇게 집중적인 대중의 비난여론을 견디지는 못했다.

 논란 초기만 해도 김 대표는 당당했다. 미디어에 중대발표를 미리 예고하는 등 여유를 부렸고, 신속하게 화영의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이렇게 빠른 의사결정은 연예계에서 ‘김광수식 매뉴얼’로 통한다. 빠르게 인터넷 여론을 잡아내는 김 대표의 능력은 그동안 코어콘텐츠미디어 소속 연예인들이 다른 기획사보다 빠르게 유행에 편승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그 ‘빠름’이 독이 됐다. 대중은 ‘화영 왕따’를 이미 기정사실로 여겼고 사회현상과 맞물려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반대의견은 음모론으로 치부됐다. 인터넷에 난무하는 화영이 왕따 당했다는 각종 증거라는 것은 대부분 순간포착 혹은 짜깁기에 불과하다. 티아라 팬들이 문제된 장면의 원본 영상을 찾아내서 해명하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분노한 대중은 이를 믿지 않았다.

 결국 김 대표가 직접 나섰다. 지난 3일 오후 6시35분 티아라 관련 시위를 예고했던 사정연(사회정의엽합) 대표 아르빛(닉네임)을 만났다. 김 대표와 코어콘텐츠미디어는 티진요(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 대표자들과 만남을 공개적으로 제안했지만 카페측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사정연과 접촉한 김 대표는 화영과 티아라 간에 불거진 왕따설과 이번 일은 무관하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이번 일이 왕따설과는 전혀 무관하며 생방송 펑크로 인하여 연예인이 지켜야 할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코어콘텐츠미디어의 연예인 관리 차원의 규칙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코어콘텐츠미디어는 티아라와 화영양이 이번 일로 인해 서로 서로 많은 상처를 입었으며 양쪽 부모님 또한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자필 사과문까지 썼다. “티아라 화영의 계약 해지 발표로 인한 많은 분들에게 석연찮은 설명으로 인해 오해가 오해로 이어져 결국엔 왕따설까지 번지게 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화영이는 어떤 기획사에 가든 어느 곳에서 음악 공부를 하던 저는 훌륭한 랩퍼와 가수가 될 수 있도록 힘껏 돕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아라에 대한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티아라를 조롱하는 각종 패러디 영상이 등장하는 등 사건을 즐기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이미 대중은 티아라를 악(惡)으로 규정했다. 피해자 화영을 돕는다는 대의적 명분을 잡은 대중의 티아라 ‘마녀사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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