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영은 18년간 가요계에서 가수는 물론, 프로듀서로서 이름을 날린 거인이다. 특히 국내 가요계를 삼분 하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서 카리스마 넘치는 박진영의 존재감은 넘치고도 남는다. 그런 박진영이 19일 개봉하는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더구나 첫 주연이기도 하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것은 ‘왜 박진영이 영화에 뛰어들었느냐’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얼마나 연기를 잘했느냐’이다. 첫 번째는 일단 박진영 스스로가 밝혔다. 인터뷰에서 박진영은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지향점을 설명하며 이를 대신했다. 박진영은 “공옥진 여사처럼 단순히 노래만이 아니라 연기까지 대중을 울고 웃기는 존재가 나의 꿈”이라며 “천성일 작가가 나의 공연을 보고 연기는 물론, 작품까지 생각했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공연을 보고 연기자 박진영을 떠올렸다는 사실 만큼이나 영광스러운 칭찬은 없었다는 것. 더구나 박진영은 놀라우리만치 영화를 사랑하는 뮤지션이었다.
영화 만큼이나 사랑하는 음악을 강형철 감독이 얼마나 잘 영화 속에 녹여내고 있는지를 파악할 만큼 영화와 음악을 똑같은 비중으로 사랑하는 이가 박진영이다. 여러 감독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며 영화에 대한 끔찍한 애정을 표시한 박진영이다. 이미 KBS 드라마 ‘드림하이’는 물론, 소속사 후배 걸그룹 원더걸스의 ‘노바디’란 곡의 뮤직비디오에서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박진영이기도 하다. 그 만큼 연기는 어찌보면 박진영이 최종적으로 발을 내딛을 수밖에 없는 분야였던 셈이다.
그러면 두 번째 의문으로 가보자. 박진영이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제대로 보여줬을까. 전체적으로 보면 영화 속 박진영은 너무나 튄다. 정말 내공이 남다른 조성하, 정희봉, 오정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박진영의 연기는 자연스러움을 획득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일단 연기 자체에 너무나 매력을 느끼는 박진영이다.
박진영은 인터뷰에서 “가수가 몇 분 안에 음악을 선보인다면 배우는 백분 가까이 작품을 통해 연기를 보여준다”면서 “서로 다른 매력이 있지만 함께 하는 것이기에 연기는 훨씬 인간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시작”이라며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 그 만큼 간절하다”고 말했다. 시사회 당일도 가수 데뷔 때보다 떨린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박진영이다. 첫 술에 배부르랴. 모자라는 부분이 있지만 이미 연기에 대한 겸허하면서 열정에 찬 자세는 충분히 가능성을 주고 싶다.
분명한 것은 ‘5백만불의 사나이’가 박진영이 자기 만족을 위해 찍은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분명히 있고 박진영의 첫 연기는 발연기라고 할 순 없을 만큼 어느 정도 다듬어졌다. 앞으로 박진영은 큰 영화도 상관없지만 독립영화를 통해 충분히 연기를 펼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박진영은 이미 캐릭터가 뚜렷하다. 오히려 독립영화에서 또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면 더욱 그 가능성이 크게 보일 것이다. 박진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관련 뉴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