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영구 귀국…"삼성행을 최우선으로 생각"

 ‘라이언 킹’ 이승엽(35)이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이승엽은 4일 낮 일본에서 함께 머물던 가족과 함께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영구 귀국이다. 이승엽은 소속팀 오릭스와 잔여 1년 계약을 포기하고, 국내 무대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2003시즌을 마치고 지바 롯데와 계약을 맺고 일본 생활을 시작한 이승엽은 이후 요미우리, 오릭스를 거치며 일본에서 모두 8시즌을 보냈다. 일본 통산 성적은 타율 2할5푼7리, 159홈런 439타점이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온 이승엽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아쉬움보다 시원한 심정이다. 지금까지 귀국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내년 시즌에는 다른 유니폼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설렌다. 오릭스와 2년 계약을 했지만 내년까지 뛰면 한국에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언젠가 선수생활 마무리를 위해 한국에 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또, 이승엽은 일본에서 보낸 8년에 대해 “사실 일본 떠날 때 예상보다는 많이 부진했다. 기뻤던 적도 많았지만 슬펐던 적도 많았다. 솔직히 좋은 일보다는 좋지 않은 일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2군에서의 생활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현재 이승엽은 ‘친정팀’ 삼성 복귀가 가장 유력하다. 이승엽은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지만 삼성이 아니 다른 구단이 이승엽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일본 진출 이전 연봉(6억3000만원)의 450%인 28억3500만원 혹은 18억9000만원과 보상선수 1명을 삼성에 내줘야 한다. 이와는 별도로 이승엽에게 줄 계약금과 연봉을 고려하면 무려 40억원에 가까운 돈이 필요하다. 이승엽의 나이가 적지 않음을 감안할 때 다른 구단이 선뜻 이승엽의 영입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승엽 본인도 삼성행을 강력하게 원했다. 그는 “삼성은 내가 뛴 곳이고, 편한 곳이다.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삼성을 생각하고 있다. 삼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나이가 있어 최고 대우는 욕심내지 않는다. 팀에서 자존심을 세워준다면 연봉은 욕심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구단이 나타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시간을 두고 생각하겠다. 지금 말하기는 힘들다”고 대답했다.

 이승엽은 곧바로 고향 대구로 내려가 가족과 시간을 보낸 뒤 6일 다시 서울로 올라와 지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승엽은 “향후 특별히 계획은 세워 놓지 않았다. 일본에서 가족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는데 이제 한국에 왔으니 가족에게 봉사를 많이 해야겠다”고 웃음지었다.

김포공항= 정세영 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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