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3차전 스타] '난세영웅' 안치용, 2타점 결승타 승리 견인

프로야구 SK의 안치용이 11일 광주무등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6회초 1사 만루때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광주=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난세 영웅’ 안치용(32)이 자신의 별명에 걸 맞는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안치용은 11일 광주구장에서 KIA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러 SK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이 승리로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1패로 만들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12일 오후 6시 광주구장에서 계속된다.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6회 안치용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안치용은 상대 선발 유동훈의 5구째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쳤고, 이 타구는 총알같이 뻗어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됐다. 이 사이 2,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팽팽하던 균형은 이 한방으로 무너졌다.

안치용은 경기 뒤 결승타를 때린 상황에 대해 “변화구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와 2구가 계속 직구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투구 패턴이 짐작됐다. 이후 생각했던 공이 몸쪽으로 와 안타로 연결됐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3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된 안치용은 “큰 경기이다 집중력이 정규시즌보다 더 생기는 것 같다. 큰 경기 뛰는 것은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는 데 시범경기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안치용의 별명은 ‘난세 영웅’이다. LG 시절이던 2008년, 팀이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서도 홀로 팀 타선을 이끌어 당시 팬들이 안치용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하지만 이후 안치용은 LG가 FA와 트레이드로 대형 외야수를 영입하며 설자리를 잃었고, 결국 지난해 시즌 도중 SK로 트레이드됐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안치용은 별 볼일 없는 선수였다. 특히, 고질병인 허리 부상과 습관성 어깨 탈구가 그를 괴롭혔다. 올해 6월까지 안치용의 성적은 36경기에 나서 67타수 16안타 타율은 2할3푼9리를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안치용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달라졌다. 7월 24경기에서 타율 5할4푼2리, 5홈런 10타점으로 무시무시한 화력쇼를 펼쳤고, 이후에도 SK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냈다. 후반기 상승세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다. 앞선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안치용은 6회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때려낸 데 이어 연장 11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고른 뒤 후속 이호준의 안타 때 홈을 밟아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경기전 “(안)치용아, 한방 부탁해”라며 안치용에게 기대감을 나타낸 이만수 감독대행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안치용의 손을 꼭 잡으며 “치용아, 잘했다. 고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광주=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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