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이 수면 위로 급부상한 지난 5월말.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인 이동국(32·전북 현대)은 대전 시티즌과 정규리그 12라운드를 마친 뒤 “몇몇 선수들 때문에 K리그 전체를 안좋게 보는 시선이 많아졌다. 그런 선수들 보다 땀흘리고 노력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 승부조작 후폭풍이 거세다. 재정이 열악한 구단의 비주전 선수들에 이어 고액 연봉을 받는 대표팀 출신 선수들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2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전북과 가진 컵대회 홈 8강전을 앞둔 울산 공격수 설기현(32)은 “동국이의 승부조작 관련 쓴소리에 동감한다”면서 “개인의 욕심을 채우려는 소수 때문에 열정을 갖고 뛰는 다수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연령별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던 동갑내기 친구 이동국과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2004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턴과 레딩, 풀럼에서 활약한 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를 거쳐 올해 울산에서 뛰고 있는 K리그 2년차 설기현은 “잉글랜드의 경우 승부조작은 물론 일반 베팅만 해도 선수 자격을 박탈 당한다”면서 “K리거들이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부족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울산=박린 기자 rpar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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