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송지선 아나운서, 눈물 속 발인…경위서도 발견

오전 7시 화장-제주 서귀포 안치…고인 모친 "억울해"
화창한 초여름 고 송지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가는 길은 조용했다.

 고인은 25일 오전 6시 서울 강남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발인식과 함께 저 세상으로 떠났다. KBSN스포츠 강준형 아나운서, SBS ESPN 임용수 캐스터, MBC스포츠플러스 김민아 아나운서, 이지윤 전 아나운서 등 고인의 동료 방송인과 지인, 그리고 유족들이 고인이 떠나는 길에 함께 했다.

 고인의 운구는 이날 오전 7시쯤 성남영생사업소로 옮겨져 화장됐다. 이후 제주 서귀포에 안치될 예정이다. 고인의 모친인 배모씨는 발인식에서 ‘억울하다’는 말과 함께 오열했고 장례식에 함께 한 모든 이들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가톨릭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지난 2006년 KBSN스포츠에 입사했다. 이후 MBC스포츠플러스의 전신인 MBC ESPN에서 야구 전문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 야’를 진행하며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트위터에 올린 글들로 심적 고통을 겪다가 23일 오후 1시46분경 자택인 서울 서초동 모 오피스텔 19층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25일 고인의 투신 사망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우울증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종결키로 했다. 특히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조사 결과 자택에서 고인의 자택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담긴 A4 용지 2장과 회사 제출용으로 보이는 ‘경위서’란 제목의 워드 문서 5장이 발견됐다. A4용지 2장에는 ‘엄마, 아빠, ○○, ○○ 이렇게 넷이 맞아. 그 아이 때문에 마음 아픈 일 더는 못하겠어’라는 글과 휴대전화 비밀번호 4자리도 담겨 있다. 

워드 문서에는 ‘가슴이 깨질 것 같은 우울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트위터 한자, 한자가 기자들의 먹잇감이 될 줄은 몰랐다’고 괴로운 심경이 드러나 있다. 그러나 경찰 측은 이 문서들이 사건 당일 작성 여부를 알 수 없고 고인의 유언도 담겨 있지 않아 유서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또 경찰은 두산베어스 임태훈 선수 역시 고인과의 관계가 정확히 확인돼지 않고 사적인 부분이어서 수사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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