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선, 인생 이야기 갑자기 집중…그 이유는?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김완선.
 김완선이 대중이 갖고 있던 자신에 대한 모든 판타지를 깨고 나온 순간이었다.

 13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김완선은 가요계 원조 섹시퀸 혹은 댄싱퀸으로서 살아가며 겪었던 모든 아픔들을 털어놓았다. 김완선은 이날 가수 데뷔 과정은 물론, 은퇴, 무대 이면의 사연들을 가감없이 풀어냈다. 특히 자신의 이모이자 전 매니저였던 고 한백희의 이야기에서는 모든 게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13년간 활동하며 단 한 차례도 이모에게 돈을 받지 못했던 사연부터, 1992년 은퇴 역시 고인이 기획한 이벤트였다는 사실은 대중을 당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가 아닌, 왕년의 그것도 잊혀져가던 존재나 다름없던 여가수에게는 지금 과도하리만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김완선이 누구인가. 1980년대 마돈나와 신디로퍼라는 걸출한 팝스타가 전세계를 뒤흔들던 1986년 국내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댄스 여가수였다. 당시까지 솔로 여성 댄스가수는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에서 김완선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덕분에 ‘한국의 마돈나’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뭇남성팬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1992년 돌연 은퇴를 선언한 후 2년 후 컴백했다. 하지만 은퇴 이후 김완선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그렇게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 안부만 전하던 김완선이 최근 본격적인 컴백을 앞두고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것.

 현재 반응은 폭발적이다. 음악이 아닌, 과거의 사연이 그렇다. 아직 신곡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대중의 눈길이 김완선에게 쏠리고 있다. 바로 충격 고백 때문이다. 일단 1980년대 가요계에서 김완선은 어찌보면 지금의 아이돌과 가장 비슷한 콘셉트에 가까운 가수였다. 철저히 기획된 콘텐츠에 음악 역시 당시 가요계에서 들어보기 힘든 최신 팝 스타일의 댄스곡들이 대부분이었다. 힘든 연습생 생활, 철저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사생활 통제, 이벤트에 가까운 각종 공백기 등 시간 조율은 바로 지금의 아이돌들과 비슷하다.

 결국 김완선의 이번 방송 폭로는 이제 아이돌 위주로 재편된 가요계에서 이들의 사생활이나 메이킹 과정을 대중도 잘 알고 있다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관심 증폭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바로 지금의 아이돌들과 흡사하기에 이해가 가면서도 그 주인공이 아이돌이 태동하기도 전인 80년대 여성 댄스 가수여서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어쨌든 이번 방송 출연으로 김완선은 확실히 대중의 눈도장을 쏠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어떠한 음악으로 대중에게 어필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자신의 인생 스토리 텔링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한 스토리 텔링에 걸맞은 음악만이 다시 관심과 애정을 쏟게 만들 수 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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