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꼭 이틀 남은 30일, 선동렬 삼성 감독의 전격 퇴진이 야구계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다. 매스컴 관계자들은 뜬금없이 메일로 날아든 보도자료 하나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며 상황 파악에 분주했고, 야구 관계자들은 보도를 보고, “선동렬 감독이 왜 그만두느냐”에서 시작해 “삼성이 왜 그랬지”, “삼성이라는 곳이 역시 무섭다”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선동렬 전 감독의 전격 퇴진에 야구계가 소연한 것은 그의 존재 의의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선 전 감독은 잘 알려진 대로 ‘국보급 투수’라는 별칭을 들으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고,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 진출해서는 ‘나고야의 태양’으로 활약하며 구원왕을 다퉜다. 또 KBO 홍보위원으로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일도 했다. 그래서 삼성이 지난 2004년 수석코치로 그를 영입했을 때는 환호를 질렀다. 당시 두산과 LG에서는 감독을 제안해 치열한 영입 경쟁이 벌어졌고, 선 전감독이 사령탑을 마다하고 코치로 삼성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동렬 전감독은 퇴진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올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성적도 좋았던 데다, 아직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구계가 깜짝 놀란 것은 야구계에서 이런 존재 가치를 가진 선동렬 감독이 사전 조율 전혀 없이 당일 구단 수뇌진의 통보 한마디로 ‘파리 목숨’처럼 경질됐기 때문이다. 야구계에서는 “야구계 전체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격’이라며 큰 소동이 일었고,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성적도 좋고, 명망도 있으며, 잘못도 없다. 그런데 단지 그룹방침이나 인사 문제로 사령탑이 날아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며 선동렬 감독의 전격 퇴진이 몰고올 후폭풍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