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현빈-하지원 "요즘 높아진 인기 실감"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듯한 대저택. 이 안에서 탁 트인 경치를 구경하며 한참을 걷자 오스카의 그림같은 작업실과 집이 나온다. 그리고 위로 3분 정도 더 걸어 올라가면 주원의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집이 등장한다.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이 으리으리한 대저택은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김은숙 극본, 신우철 연출)의 촬영장이다.

‘시크릿 가든’은 스턴트 우먼 길라임(하지원)과 백화점 CEO 김주원(현빈)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판타지로맨틱물이다. 날로 높아지는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에 배우들은 물론 극중 의상, 소품, 집까지 모든 것들이 관심 집중이다. 8일 오후 여주의 ‘시크릿 가든’ 촬영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현빈, 하지원, 윤상현은 요즘 높아진 인기를 실감한다며 행복해했다.

먼저 이 드라마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현빈은 “주변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 때보다 사람들이 나를 더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하더라. 그 때는 내가 아무 것도 없던 시절인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더 좋아해주니 책임감도 느껴지고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원은 “평소 운동하는 곳과 사우나를 가면 50∼60대 아주머니들이 말을 걸어 드라마 덕에 설레이고 활력이 된다고 말해 기분이 좋다. 친구들도 요즘 나를 하지원이 아닌 라임으로 불러준다”고 말했다. 윤상현은 “야외 촬영장을 나가면 지나가는 아주머니들이 오스카하고 소리 지르신다. 나는 여전히 아주머니들에게 반응이 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서도 각자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현빈은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어필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하지원과 윤상현은 “남녀 간의 설레임을 잘 느끼게 해주는 점이 매력”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현빈과 하지원은 서로의 몸이 바뀌는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현빈은 “회를 거듭할수록 라임이를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최선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모니터를 하면서 계산 착오를 했다는 것을 알고 실망스러웠다”며 “9회 때 주원이 자신의 몸으로 돌아왔는데, 편하긴 하지만 한동안은 자꾸 라임의 말투와 행동들을 따라해 NG가 나서 다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앞으로 또 라임이를 표현해야하는 때가 온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장에서 주원이를 연기하는 현빈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든 것을 관찰했다”는 하지원도 “몸이 바뀐 연기를 진짜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연기하자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았다”며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남자로 바뀌는 꿈을 많이 꿨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현빈이 내 행동은 물론 눈빛까지 따라 연기할 때 정말 비슷할 때가 많아 서로 웃은 적 있다.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남녀의 몸이 바뀌는 연기 때문에 생긴 극중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밝혔다. 현빈은 “5회 침실 장면이 기억나고, 특히 윤상현과 뽀뽀했던 신도 기억이 안 날 수가 없다. 감정이 들어간 키스신이 아니라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오히려 상대배우가 여자가 아니라 더 부담없고 편했다”고 말했다. 하지원은 “힘들긴 했지만 속은 남자라는 점을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상황이 재미있었다”며 “한 집에 사는 아영이와 침대에서 함께 자는 신을 찍을 때 아영이의 몸을 보고 당황하는 장면을 보고 많이 웃었다”고 회상했다.

극중 한류가수 오스카 역할로 나오는 윤상현도 자신의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 가수 역할은 대부분 멋지게 나온다. 그런데 멋진 한류스타 역할을 하면 주원과 대립되니까 오스카를 내 나름대로 재미있게 바꿔봤다. 시청자들이 사랑해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동성애자인 후배가수 썬(이종석)과의 향후 전개를 묻는 질문에 “썬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뒤에 가서 발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될지 몰라 두려워하는 중”이라고 말해 다시 한번 웃음을 안겼다.

한편, 현재 20%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시크릿 가든’은 이번주 9회를 방영한다. 

글 탁진현, 사진 김두홍 기자 tak042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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