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D 멜로 영화 '나탈리', 사랑이 끝난 후 … 인생에 남은것은?

영화 ‘나탈리’(주경중 감독, 상상엔터테인먼트 제작)는 여러 면에서 색다른 작품이다.

파격적인 정사 장면을 첨단 영상 기법인 3D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먼저 화제를 모았고 실제 최근 시사회를 통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여배우의 헤어 누드까지 등장한다. 훈남 배우로 유명한 이성재의 첫 정사 연기, 신예 박현진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영화는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이성재와 박현진의 파격적인 베드신으로 시작한다. 유명 조각가인 황준혁(이성재)은 자신의 대표적인 조각상인 나탈리를 사겠다고 찾아온 미술평론가 장민우(김지훈)와 만난다. 애초에 팔 생각이 없어 자신의 거처로 찾아온 장민우를 쫓아내려고 하지만 과거 대학 교수 시절 제자라고 말하자 문을 열어준다. 

사실 나탈리는 황준혁이 대학 교수 시절 자신의 수업을 듣던 무용과 학생 오미란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을 지닌 황준혁에게는 보물과 같은 조각상인 셈이다. 장민우는 끈질기게 황준혁에게 나탈리의 실제 모델에 대한 사연을 듣고자 한다. 마침내 다 듣고 난 장민우는 황준혁에게 전혀 다른 오미란과의 사연을 들려준다.

영화는 한 여자를 놓고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는 두 남자의 이야기로 사랑에 대한 환상과 현실 사이를 오간다. 여전히 환상에 빠져지내는 황준혁과 현실 속 사랑의 의미를 깨달은 장민우가 나탈리란 조각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본다면 나름 흥미로운 대화 소재가 될 것이다. 사랑을 끝낸 후 남은 인생의 의미를 통찰한 작품성이 뛰어나다. 28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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