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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라노;연애조작단'의 이민정과 '그랑프리'의 김태희. |
이민정의 ‘시라노;연애조작단’과 김태희의 ‘그랑프리’가 지난 16일 동시에 개봉했다. 여배우의 이름값은 단연 김태희의 우위. 그런데 실제 승부는 이민정의 ‘압승’으로 일찌감치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이민정이 추석연휴 극장을 찾은 남성관객들에게 매력을 어필한 반면, 김태희의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지조차 못했다.
이민정이 주연한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에 대한 입소문이 무섭다. 개봉 첫 주에는 ‘무적자’, ‘레지던트이블4:끝나지 않은 전쟁’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받아 23일 기어코 1위를 차지했다.
영화에서 이민정은 병훈(엄태웅)과 상용(최다니엘)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희중 역할을 연기했다. 털털한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이민정의 매력이 드디어 스크린과 통했다. 남성관객들을 극중 두 남자의 사랑싸움에 동화시킨다. 이민정은 최고의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아왔다. CF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그리고 SBS 드라마 ‘그대 웃어요’를 통해 대중과 익숙해졌고 ‘백야행:하얀어둠속을 걷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를 거친 후 이번 ‘시라노;연애조작단’을 통해 잠재력이 폭발했다. 영화흥행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톱스타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김태희는 다시 한 번 영화에서 실망했다. ‘그랑프리’에서 단독주연에 나서며 의욕을 보였지만 영화는 박스오피스 9위까지 떨어졌다. 23일까지 누적관객이 12만6742명에 불과하다. 처절한 흥행실패다. 스타 김태희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 서울대 출신 연예인이라는 프리미엄을 선점해 CF에서 활략했지만 ‘중천’, ‘싸움’ 등 특히 영화에서 고전했다.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연기력이 나아졌다는 호평을 받은 것도 잠시, 차기작 ‘그랑프리’에서 곧바로 추락했다. 특히 ‘제2의 김태희’라는 꼬리표를 달고 출발했던 이민정과의 추석 극장가 맞대결에서 참패하며 스타 김태희는 더욱 자존심이 상했다.
물론 이민정이 엄태웅, 최다니엘 등 공동주연배우들의 지원사격을 충분히 받았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또한 로맨틱 코메디이면서도 사랑에 대한 절절한 감정을 놓치지 않은 영화의 완성도는 여배우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반면 김태희는 영화 촬영도중 주연배우 이준기가 갑작스럽게 군에 입대해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을 감내해야만 했다. 대타로 투입된 양동근과 김태희의 호흡은 부자연스러웠다. 지지부진한 영화 스토리가 김태희의 연기를 겉돌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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