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계방향으로 공원과 흡사한 빕스 문정점, 불고기브라더스 한산소곡주, 베니건스 그린 스테이크, 베니건스가 홍대 앞에서 실시한 게릴라 시식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경제 전반에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먹거리에 투여되는 비용 역시 대폭 삭감되는 분위기가 역력해졌고, 고정적인 메뉴만으로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 없게 됐기 때문. 더욱이 베니건스와 빕스 등 2000년대 초반 외식업계를 주름잡던 ‘거물급’ 패밀리레스토랑은 식문화의 변동에다 경기불황이라는 연이은 악재로 곯머리를 앓고 있던 터라, ‘각성의 정신’은 하늘을 찌른다.
외식 업체들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용 서비스 대신, 틈새를 노리거나 고객층을 좁혀나가는 ‘내로우 다운’(narrow-down) 형 마케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난 9월초 베니건스가 스테이크 메뉴에 색깔을 입혀 출시했을 당시, 업계는 반신반의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베니건스측 또한 이같은 파격 행보에 ‘스테이크 혁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단순히 색상만 입힌 것이 아닌, 메뉴 자체에 변혁을 가미해서다. 블랙과 그린, 레드 등 선명한 색상을 채용해 일단, 시선을 끄는데는 성공했고 발사믹 소스와 지중해 천일저염, 이탈리아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같은 천연 재료를 사용해 다소 무겁게 느껴졌던 스테이크 메뉴에 웰빙 요소를 얹은 것이 주효했다.
2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서울 명동이나 도곡동 매장에서 스테이크 메뉴를 주문하는 숫자들이 20∼30% 정도 늘어났다. 얇아진 지갑 탓에 샐러드 같은 저렴한 메뉴를 즐기던 소비자들이 스테이크로 다시 옮아가고 있는 것.
여기에 베니건스가 매월 실시하는 이른바 게릴라 시식회 역시 약해지던 인지도를 부활시킨 구원투수였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인파들이 몰리는 지역마다 베니건스 쉐프(전문 요리사)들이 직접 찾아가 신메뉴 시식행사를 열었고 호응도 높았다.
빕스의 경우 매장 전반에 변화를 적용하고 있다. 큰 큐모의 레스토랑에서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하던 소비자들이 편안한 공간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 매장별로 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긴축경영이 기업의 화두이지만 오히려 빕스는 자본과 인력을 투자해 전국 90여개에 매장 변화를 추진했다.
매장 방문객들의 연령층 및 선호메뉴 등을 고려, 매장분위기 쇄신과 메뉴 증편을 도입했다. 고객층에 따라 구별된 테마 공간을 메인으로 한 모델도 기획했다. 어린이를 동반 가족이 잦은 매장에는 블록과 도서가 구비된 놀이공간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또한 매장마다 다채로운 테마로 운영된다. ‘파크 인 더 시티’(Park in the city)를 테마로 꾸며진 서울 문정점의 경우 매장이 공원과 흡사하다.
매장 내 전문 빠티쉐를 두고 홈메이드 방식으로 직접 구운 빵과 케이크, 샐러드 바를 제공한다. ‘립&샐러드’를 주요 의제로 설정한 신정점은 폭립을 샐러드 바에 비치, 기존 샐러드 바와 동일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김상임 빕스 사업부장은 “고객들의 요구와 매장특성, 소비 트렌드 등을 고려해 다양한 매장 매뉴얼을 반영하고 있다”며 “획일화된 매장과 메뉴에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특화된 컨셉트 매장을 넓혀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와인에 이어 일본식 사케 열풍이 뜨거운 요즘, 한국주(酒)로 시장 변화를 시도하는 외식 브랜드도 있다. 불고기 전문 패밀리레스토랑인 불고기브라더스는 설화, 경주법주, 화랑, 화요 등 기존 한국주에, 1500년 전통의 한산소곡주와 세시주, 민들레대포, 안동소주(45도), 문배주(40도) 등 총 8가지의 한국주를 추가했다.
스포츠월드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 관련기사
10년만에 돌아온 포켓몬스터빵
오리온 ‘닥터유’ 새우맛 과자로 영역 확대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