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엿보기]역기를 내려놓은 그녀, 장미란은 25살 평범한 숙녀

한국 여자 역도의 장미란이 17일 오전 중국 베이징 왕푸징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바벨 앞에만 서면 세계신기록을 우습게 넘기는 장미란(고양시청)도 평상시에는 어쩔 수 없는 25살 여자였다.

 장미란은 16일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75㎏)급에서 우승하며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여자’가 됐다. 이날만 세계신기록을 무려 5차례나 작성하는 모습에서 엄청난 힘이 느껴졌다. 용상의 마지막 3차 시기까지 끝낸 후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 장미란은 시상식을 준비하기 위해 대기실로 빠져 나왔다.세계신기록 금메달이라는 흥분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장미란이 대기실로 나와서 한 첫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장미란은 김도희 여자 역도 코치에게 “코치님 긴바지 입어요, 짧은 바지 입어요”라고 물었다. 벅찬 감격의 순간에도 전 세계의 카메라 앞에 선다는 생각에 어떤 옷을 입을 지부터 챙겼던 것이다.

 이에 김도희 코치는 “그럼 (아래는 짧은 역도 유니폼을 남겨두고) 윗옷만 입자”며 “다리도 예쁜데 뭐 어때”라며 농담을 던졌다. 장미란은 김도희 코치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한편으로는 겸연쩍은 표정이었다. 이어 태극마크가 달려있는 하얀 체육복을 입고 시상대에서 올라 애국가를 맞았다.

 역기를 내려놓자마자 25살 여자로 돌아간 셈이었다. 평소 장미란은 자신의 몸무게를 말하는 것은 쑥스러워한다. 자신의 체급이 75㎏이상급이지만 무제한이나 마찬가지여서 체중을 불려야하는 처지였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외모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마당에 체중을 불린다는 것이 그리 기분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면서 장미란은 한국의 어느 누구보다 값진 몸이 됐다. 장미란은 4년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따 스타가 된 후 배우 권상우의 팬이라고 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멘트가 계기가 되서 장미란과 권상우는 실제로 만남의 가졌던 적도 있다. 그 또래의 여자들처럼 남자 연예인에게도 관심이 많은 숙녀였다. 

베이징=스포츠월드 배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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